[대한경제=김승수 기자] 건설업계에 대두됐던 ‘7월 위기설’이 조용히 넘어가는 분위기 속에서도 현장에서 뒤숭숭함은 계속해서 감지되고 있다.
폭염과 폭우 등 악화된 기상 반복에 현장관리에 난항을 겪고 있고, 건설사 법정관리나 폐업 역시 여전하기 때문이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체감온도 33℃ 이상시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이 의무화됐다. 현장에서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공사기간과 공사비를 고려하면 현실을 외면한 규제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안전과 근로자의 권리를 위해서라도 휴식을 취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에 따른 공사기간 연장이나 상승되는 공사비 분에 대한 적절한 지원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폭염으로 현장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기습적인 폭우 걱정까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폭우 역시 공사 현장에서는 굉장한 변수로 작용한다. 각종 방수 자재들을 준비해야하고 기상 단계별 대응 방안과 일일 최대 강우량에 따른 배수펌프 배치 등 고려할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기습적인 폭우로 갑작스레 물이 불어나거나 기록적인 강우량이 쏟아지면서 현장 내 침수, 감전, 붕괴 등의 요소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콘크리트 타설 역시 문제다. 많은 량의 강수량이 쏟아지면 콘크리트 타설을 할 수가 없고, 이는 곧 공기 지연과 공사비 상승이라는 부분을 자극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공사 현장에서는 폭염과 폭우로 고군분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건설업계를 둘러싼 환경도 그리 녹록지 않다.
일감 부족으로 공공과 민간의 발주가 쪼그라들고 있고, 이에 유동성이 부족해진 건설사들이 차례차례 법정관리나 폐업의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 통계누리를 통해 분석한 2025년 5월과 전년 동월 대비 건축착공면적만 봐도 이 같은 현실은 여실히 드러난다. 전국 지표는 21% 감소했고, 광주(-79%), 경북(-56%), 인천(-47%), 강원(-41%), 대전(-35%), 대구(-30%) 등 대부분의 주요 도시에서 하락을 면치 못했다.
이 같은 현실 때문에 일감이 없는 건설사는 유동성 위기를 겪기 시작했고, 당장 7월에 신한종합건설이 버티지 못하고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뿐만 아니라 이달 들어서 종합건설업과 전문건설업을 가리지 않고 폐업신고만 138건(7월1일∼14일)에 달하는 등 어려운 분위기는 타개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상태다.
이와 관련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폭염과 폭우는 공사현장에 굉장한 영향을 끼치는 변수인데, 예측하기가 점점 힘들어져 현장에서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라며 “안그래도 힘든 건설업계에 날씨마저 도와주지 않으니 걱정이 크다”라고 말했다.
김승수 기자 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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