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낮은 민자사업·보증사고 현장에도 눈독 극심한 물량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건설사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던 사업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기업규모와 시설의 성격에 관계없이 기회가 닿는대로 일감 확보에 나서는가 하면 보증사고가 발생한 현장까지 너나할 것 없이 기웃거리는 모습이다.  건설경기 침체가 대형건설사와 중견건설사, 중소건설사 간 보이지 않는 영역이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신규 발주물량이 급감한 가운데 건설사들이 높은 리스크와 낮은 수익성 탓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꽁꽁 얼어붙어 있는 민간투자시장에 적지 않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른바 메이저건설사들은 올해 고시가 예정된 건축 BTL(임대형 민자사업)에 대거 출사표를 던질 태세다.  그동안 이들 건설사는 매머드급 토목 BTL나 BTO(수익형 민자사업) 또는 1000억원 이상의 대형 건축 BTL에 제한적으로 진출해 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 공공은 물론 민간건축 물량의 씨가 마르면서 메이저건설사들이 중소형 건축 BTL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컨소시엄 구성원으로 군시설 BTL에 발을 들여놨던 GS건설은 올해부터 BTL 시장 전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미 군시설 BTL에는 대표사로 참여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심지어 중소건설사들의 고유 영역이었던 학교 BTL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산업개발도 군시설과 학교 등 건축 BTL에 진출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작년 건축 BTL에 컴백한 대우건설까지 포함하면 올해 민간투자시장은 메이저건설사들의 잔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여기에다 대형사들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아파트 최저가공사 입찰전략도 ‘선별’에서 ‘공격’으로 선회하는 분위기다.  LH 아파트 최저가공사는 실행률이 워낙 좋지 않아 상대적으로 원가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일감 확보를 위해서는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라는 게 대형사의 공통된 입장이다.  보증사고가 발생한 현장을 이어받을 업체 선정에도 건설사들이 구름처럼 몰려들고 있다.  지난 5월 남양건설의 법정관리에 따른 보증시공업체 선정에 평소보다 2배에 가까운 10여개 건설사들이 참여했다.  대부분 LH 아파트 공사였지만 일부 대형사가 명함을 내미는 등 경쟁이 치열했다.  얼마전 보증사고가 터진 토목 현장을 승계할 업체를 선정하는 데도 토목실적이 턱없이 부족한 건설사들이 몰려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물량난 속에서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라며 “종전 사업영역과 다른 분야라도 과감하게 뛰어들어 일감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