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토건은 국내 토목건축업 1호 면허를 가진 회사다. 지난 48년 창업 뒤 보수적인 경영으로 60여년간 국내 건설업의 허리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액은 34위다.
국내 건설사의 산 증인과 같은 삼부토건도 건설경기 침체와 프로젝트파이낸스(PF)대출 대란 앞에 무릎을 끓고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4부(수석부장판사 지대운)는 12일 삼부토건의 회생절차개시 신청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부토건은 법원의 허가 없이 재산처분이나 채무변제를 할 수 없고 삼부토건에 대한 가압류나 가처분, 강제집행도 금지된다.
재판부는 최대한 신속하게 대표자 심문과 현장 검증 등의 절차를 거쳐 이 회사의 회생절차를 개시할지 결정할 계획이다.
삼부토건은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분양지연과 과다한 지급보증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 등으로 만기가 된 PF대출금을 변제할 수 없게 되자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건설사에 대한 금융권의 자금 회수 강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건설업체의 줄도산 공포가 현실화되고 있다. 금융권이 PF대출 감축을 진행중인 가운데 진흥기업의 워크아웃, LIG건설의 법정관리 이후 건설업계의 부실 확산 조짐을 보이자 돈줄을 더욱 죄고 있다.
PF대출이 줄어들며 저축은행과 은행의 여신은 정상화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쓰러지는 건설업체는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건설업계 상위 100위 건설사 중 27개사가 워크아웃이나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이대로라면 30개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감이 줄어들었는데 은행들이 돈줄까지 죄면서 건설업 자체가 붕괴위기를 겪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발표에 따르면 올 2월 국내 건설공사 수주액은 총 5조955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7.2%, 2009년 동월 대비 17.3% 각각 감소했다. 문제는 올해 공공공사 발주가 드물고 주택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건설수주 부진 현상은 지속될 것이란 점이다.
한국은행이 다음달부터 기준금리 인상 행진을 재개하면 주택분양시장에 찬바람이 불 수 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공공공사가 지난해 8월부터 7월 연속 감소하고 있지만 정책 우선순위를 물가안정에 두면서 재정투자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민간공사도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부활, 분양가 상한제 폐지 관련 국회 공방 등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