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산연 보고서…불확실한 국내외 경제여건 속 건설경기 침체 심화
[대한경제=정석한 기자] 세계경제의 저성장과 불확실성, 내수회복 지연과 건설투자 감소,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 등이 올해 건설산업 향방을 가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맞서 건설기업은 재무적 리스크 대응 등 내실경영을 강화하고, 기술ㆍ인력 등 핵심 경영자원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이충재)은 5일 내놓은 ‘2025년 건설산업 7대 이슈와 대응 방향’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미지 참조>
먼저 건산연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작년 3.1%보다 더 낮은 2.9∼3.0%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는 등 저성장세의 지속에 주목했다. 게다가 이달 20일 미국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라 자국우선주의, 보호무역주의 심화가 예상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세계경제의 저성장과 불확실성은 내수경기는 물론 건설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 한다는 분석이다.
현재 가계의 높은 부채수준과 상환부담 증가로 인해 단기적으로 내수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여기에다 탄핵 정국 등 정치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내수소비 심리를 더욱 위축시킬 전망이다. 건설투자 역시 2024년 하반기 후부터 2023년 후의 건설수주 감소, 건축인허가 실적 감소의 영향을 받으면서 감소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후 지속 감소한 주택착공 물량으로 인해 올해 주택준공 물량이 급감해 공급부족 문제가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결국 가격 급등 등 부동산 시장 불안정성도 키운다. 다만 부실 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장 정리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다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기업의 재무적 리스크 또한 증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2023년 후의 지속적인 건설수주 감소, 부동산 시장의 침체 장기화, 공사비 상승 등 사업의 수익성 저하로 인해 건설기업의 재무상태가 크게 악화되고 있다.
실제로 주요 건설사들의 평균 매출원가율은 지난해 3분기 93.0%를 넘긴 상태로 자재비,인건비 등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원가율이 악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하고, 전반적인 경영실적이 하락하고 있다. 재무적 리스크 증대는 신용도 관리 및 자금조달 어려움도 가중시킨다는 점에서 반드시 극복해야 할 요소다.
정부의‘건설공사비 안정화 대책’의 본격적인 추진에도 불구하고, 공사비 현실화에 대한 논의는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트럼프 정부의 대외정책과 중동의 정치적 불안정 지속 등 대외여건을 감안하면, 원자재 가격 인상 및 글로벌 공급망 애로에 따른 수급 불안정 등 가능성이 크다. 이에 여전히 공사비 상승요인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인력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현장도 문제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보험 가입자 수 현황을 보면, 2024년 11월 기준 16개월째 감소했다. 건설인력의 고령화, 젊은층 건설현장 기피 등 건설현장의 만성적인 인력난 속에서 최근 계속된 인력감소로 인해 인건비 상승 및 건설공정에 차질도 우려된다.
아울러 계속되는 아파트 등 건축물의 품질, 안전 관련 이슈의 실질적 대응과 인력난 해결을 위해 건설기술의 개발 및 활용에 대한 관심이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 자동화 기술 등 핵심적인 디지털 기술을 건설생산과정에서 활용하는 데 관심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영덕 건산연 선임연구위원은 “7대 이슈로 볼 때 올해 건설산업은 많은 어려움이 예상돼 정부 차원의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며 “건설기업 역시 재무적 리스크의 적극적인 대응은 물론 기술, 인력 등의 확보 노력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석한 기자 jobize@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