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법정관리 건설사 재기 움직임
건설업계에 추가 구조조정이 예고되면서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가 진행 중인 건설사들이 재기 움직임을 보이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공공공사에 올인하는가 하면 물량 확보가 가능한 민간투자사업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로 인해 곤혹을 치른 건설사들이 속속 수주활동을 재개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법정관리를 개시한 남양건설은 최근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시장에 다시 명함을 내밀었다.
한국농어촌공사가 집행 중인 나주댐과 장성댐 둑 높이기 턴키공사에 참여한 것.
특히 대표사로 참여한 나주댐의 경우 회생 이후 참여하는 첫 공사인 만큼 사활을 걸고 수주경쟁에 임한다는 계획이다.
남양건설은 향후 주력 공종인 농토목과 지역공사를 위주로 턴키로 추진되는 광주야구장 건축공사에도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남양건설은 법정관리 중에도 오히려 견적인력을 충원하는 등 수주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 왔다.
워크아웃 3년차인 경남기업은 지난해부터 공공과 민자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공공부문에서만 업계 톱10 수준인 4800억원을 수주한 경남기업은 동북선 경전철 등 굵직한 민자사업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해 우선협상권을 차지했다.
여기에 수익구조가 안정적인 국제 차관공사도 적지 않은 힘을 보태면서 경남기업의 워크아웃 조기졸업에 파란불이 켜졌다는 평가다.
한일건설도 백곡저수지 둑 높이기 턴키공사를 시작으로 공공시장에서 영역을 넓혀 간다는 전략이다.
공공공사 물량 축소로 인해 여느 해보다 경쟁이 치열하지만 워크아웃 딱지를 떼기 위해서는 공공공사 수주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이다.
한일건설은 턴키공사 등에 지분 참여 방식으로 우선 도전하고 순차적으로 참여 폭을 늘려가기로 했다.
대우자동차판매 건설부문은 이르면 다음달부터 공공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대우자판은 현재 자동차판매부문과 건설부문의 분할 작업이 진행되면서 신용평가 서류를 제출하지 못해 적격공사를 제외한 최저가와 턴키공사 입찰에는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다음달께 분할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게 되면 신용평가 등급을 확보해 공공공사 입찰에 적극적으로 뛰어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밖에 신동아건설과 벽산건설 등도 워크아웃 졸업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수주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워크아웃과 법정관리로 아픔을 겪은 건설사들이 물량 확보전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통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벗어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