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위권 가운데 7곳 수주액 1000억대 불과
올해 공공부문 건설공사 발주가 감소하면서 건설업계의 수주실적도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10대 이후의 중견건설사들은 민간 주택경기 침체 속에서 유일한 버팀목 역할을 해주던 공공부분 공사수주마저 사라지면서 아사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3분기까지 민자사업과 설계변경 증액분 등을 제외한 국내 공공공사 수주실적이 1조원을 돌파한 건설사가 단 2개사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이 1조원을 돌파했고 9000억원대를 수주한 GS건설이 1조원 수주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외에 연내 1조원 달성이 가능한 건설사로는 대우건설 정도가 거론되고 있다.
연말까지 새로 수주실적에 잡힐 건설공사가 많지 않아 올해 1조원 돌파 건설사는 3∼4개에 그칠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지난해 수주실적 1조원을 넘어선 건설사가 무려 12개사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작년의 25∼30%로 공공공사 수주액 1조 클럽 가입 건설사가 줄어드는 셈이다.
5000억원 이상을 수주한 건설사로는 SK건설과 한화건설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이 같은 초라한 수주실적은 특히 메이저를 제외한 건설사들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메이저건설사는 올해 국내외에서 원전 등 대형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한 것을 위안으로 삼고 있지만, 주택경기 침체기에 중견 건설사들이 기댈 곳은 공공부문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에 공공부문 수주실적 1조원을 돌파했던 시평액 20위권의 A사는 올해 3분기까지 신규 공공공사 수주실적이 1000억원대에 머물고 있다. 작년 대비 올해 수주실적이 10분의 1에 불과한 것이다.
이처럼 초대형공사 1건 규모에도 못미치는 1000억원대 수주실적에 머물고 있는 건설사는 10대 건설사 가운데 2개사, 11∼20위 건설사에서는 5개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4대강사업에 예산이 치우치다보니 공사발주가 줄어든 것은 물론 다른 시공중인 공사도 예산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며 “대형사들의 몫인 원전이나 가스, 플랜트 해외공사 등은 있지만 평범한 토목공사나 건축공사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사가 없다보니 그동안 대형사들이 안들어오던 500억원 내외의 공사에도 대형사들이 들어오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공공공사가 없어 다른 분야를 찾아봐야 하지만 당장 뚫을 분야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대책이 없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