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승수 기자] 국내 건설업 면허 1호이자 시공능력평가 71위의 중견 건설사인 삼부토건이 무너졌다.

유동성 위기와 부채를 견디지 못하고 법정관리행을 선택했는데, 건설업계 허리를 단단히 지탱하던 중견 건설사가 무너지면서 업계를 향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부토건은 지난 24일 경영정상화와 계속기업으로서의 가치를 보전하기 위해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개시(법정관리)를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삼부토건의 이 같은 법정관리는 업계에서 예견된 일이라는 평가가 많다. 2020년부터 매년 영업적자가 이어지며 경영사정이 나빠졌고, 지난해에는 직원들의 월급이 지체되거나 일부만 나오는 임금체불까지 빈번하게 발생했기 때문이다.

실제 삼부토건의 지난해 3분기 말 연결기준 당기순손실은 830억원으로 전년 동기인 354억원보다 적자 폭이 늘었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838.4%로 지난 2023년 말 421.9%보다 두 배 가까이 커졌다.

통상적으로 부채비율 200% 이하를 정상 범위로 분류하고 건설업계에서는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서면 위험, 300%를 넘으면 고위험으로 판단한다. 삼부토건은 이미 고위험을 한참 넘어선 수치인 셈이다.

연결 재무상태표 상에서도 유동자산이 크게 준 것을 알 수 있다. 2023년 12월 기준 삼부토건의 유동자산은 4146억5510만원이었지만, 지난해 9월 기준으로는 3275억7144만원으로 900억원 가까이 줄었다.

이 같은 여파로 지난해 상반기 외부 회계 법인으로부터 감사 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8월 삼부토건을 관리종목에 지정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수주에 속력이 붙으면서 삼부토건이 다시 살아날 것이란 희망이 생겼지만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법정관리로 들어서게 되면서 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다.

삼부토건 한 관계자는 “회사에 인력도 없고 분위기가 좋지 않다”면서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1955년 설립된 삼부토건은 국내 토목건축공사업 1호 면허를 취득한 업체다. 지난 2015년에도 재무구조 악화로 법원에 회생 신청을 했다가 2017년 졸업한 바 있다.


김승수 기자 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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