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8개사 의향서 제출…부족한 공사비로 확약서 단계서 대거 이탈 전망

 

 


 

[대한경제=백경민 기자] 추정사업비 총 2조원에 육박하는 ‘제3판교 테크노밸리 건립사업’이 닻을 올렸다. 건설사업 공모 중 역대급 규모란 평가가 나오는 만큼, 다수의 건설사가 사업 참여 의향을 내비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책정된 공사비가 한참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어서 본궤도에 오를 수 있을진 미지수다.

19일 경기주택도시공사(GH)에 따르면, 지난 18일 ‘제3판교 테크노밸리 건립사업 민간사업자 공모 공고’에 대한 참가의향서 마감 결과,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를 비롯해 총 18개사가 명함을 내밀었다.

이 중 경기도에 연고를 둔 업체는 코오롱글로벌과 대보건설 등 10군데다. GH는 5개사 이내로 컨소시엄을 구성하되, 경기도에 본사를 둔 업체를 20% 이상 포함토록 했다. 시공능력평가 1~10위 건설사는 2개사까지 참여할 수 있다.

이 사업은 총 1조9850억원(VAT포함) 규모로, 경기 성남금토 공공주택지구 6만937m² 부지에 연면적 44만㎡ 규모의 민관 통합 지식산업센터를 조성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센터 내 분양과 임대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ㆍ상업시설과 기숙사, 대학교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민간사업자의 공사비(기타비용 등)는 1조2656억원 수준이다.

건설사업 공모 중 역대급 규모로 추진되는 사업이 발걸음을 뗐지만, 공사비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잇따르면서 다음달 11일 마감 예정인 사업신청확약서 단계에서 대거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 업계는 사업 추진을 위해 공사비가 최소 1조5000억원 수준은 돼야 한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현재로서는 실행이 뒷받침되지 못해 선뜻 나설 건설사가 없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부가세를 제외한 공사비가 1조1000억원 수준인데, 연면적 약 14만평으로 단순 계산하더라도 평당 1000만원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공사비가 너무 부족해 컨소 관련 협의나 논의 등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견 건설사 관계자도 “실행을 뽑아보면, 최소 도급액 1조5000억원은 돼야 한다”며 “GH의 의지가 없는 한 현재 공사비로는 사업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3판교 테크노밸리 건립사업’ 위치도. /사진= 경기주택도시공사

일각에서는 기본설계 수준의 현 설계안으로는 정확한 견적을 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건물 형태가 불명확하고 시설이 다양하다 보니 한계가 따른다는 설명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공동주택이면 콘셉트 설계안이라도 대략 견적을 낼 수 있는데, 이번 사업은 워낙 규모가 크고 어떤 시설이 어떻게 들어갈 지를 몰라서 보수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첫째는 공사비 부족, 둘째는 불명확한 수금 구조가 문제”라며 “아파트 민참사업의 경우 도급 형태로 GH가 기금을 통해 정산하는 식인데, 이번 사업은 분양수입금 등을 통해 정산해야 해서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밝혔다.


백경민 기자 wiss@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