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대한경제=임성엽 기자]하반기 300억원 이상 기타공사 분야에서 물량 곳간을 채울 열쇠는 건축과 철도사업으로 압축된다. 단 기관별로 발주 가능성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건축 종합심사낙찰제를 책임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올해 상반기부터 계약기능을 본격 회복해 계획대로 발주가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이 큰 상황이지만, 국가철도공단은 예산 증가로 재심의를 검토 중이어서 올해 철도 종심제 발주는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4일 [e대한경제]가 LH와 국가철도공단의 하반기 종심제 발주계획을 집계한 결과, 두 기관을 합쳐 총 53건, 8조8675억원의 물량이 공고될 전망이다.
기관 별로 LH는 총 36건, 4조6276억원의 종심제 사업을 낼 예정이다. 국가철도공단은 총 17건, 4조2399억원 규모의 종심제 물량을 발주할 전망이다.
건설업계에서는 특히 LH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 LH는 최종 발주계획 확정과 사업 추진을 위한 인허가 문제로 종심제 사업과 관련, 연말 몰아치기 발주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하반기에 LH 종심제 발주가 실종되면서 건설사들의 물량 확보에 난항을 겪은 바 있다. LH는 지난해 하반기 ‘땅 투기’ 사건으로 계획한 종심제 발주 계획(75건, 7조3289억원)의 14.37% 수준인 10건, 1조536억원 밖에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LH 발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점은 상반기 종심제 발주 실적에서 비롯했다. LH가 올해 상반기 9건, 6823억원 규모의 종심제 사업을 발주하면서 계약기능을 회복했다는 평가가 나왔기 때문이다. LH가 상반기 발주한 수치는 지난해 하반기(10건) 발주한 종심제 건수와 맞먹는다.
단 국가철도공단의 철도 종심제 사업 발주 가능성에 대해선 비관론이 우세하다. 국가철도공단은 경기 남부 지역 주민의 숙원 사업인 월곶~판교 복선전철과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노반신설 기타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월곶~판교 사업은 7개 공구, 추정금액 기준 1조7352억원에 달한다. 인덕원~동탄 사업은 10개 공구, 공사비만 2조5047억원에 달하는 메가 프로젝트다. 국가철도공단 지난 5월에도 별도 보도자료까지 배포하면서 ‘인덕원~동탄’, ‘월곶~판교 복선전철 사업’은 올해 전 구간 발주 예정이라고 재차 밝힌 바 있다.
국가철도공단의 공언에도 발주 가능성이 작게 점쳐지는 이유는 이들 사업 자체가 총 사업비 증액에 따른 사업성 재검토 절차를 받아야 하는데다, 경기도 남부를 연결하는 숙원사업으로서 역 신설 민원까지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 ‘동탄~인덕원선’ 총 사업비는 2조8329억원인데, 실시설계 과정에서 사업비가 폭증해 최소 3조6000억원에 달할 걸로 업계는 추산 중이다. ‘월곶~판교’ 복선전철 사업 또한 같은 이유로 적기 발주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공공건설업계 관계자는 “철도 종심제는 6.1 지방선거 이슈로 시간만 지체하다가 선거가 마무리되고 사업비 증액을 위한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안다. 이에 지역 주민의 조기 착공 민원이 쏟아지고 있지만, 올해 발주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이미 목표 수주액도 하향 조정했다”며 “지난해 사실상 개점휴업상태였던 LH 종심제 사업들이 본격화된 점에 의의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임성엽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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