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대한경제=최지희 기자] 삼표산업은 국내 레미콘 생산량 2위 기업이다. 강원산업그룹의 고(故) 정인욱 회장이 1952년 강원탄강을 설립해 무연탄 사업에 뛰어든 뒤 1966년에 주력이던 연탄수송을 위해 삼강운수를 설립했고, 이 삼강운수가 삼표산업으로 사명이 바뀌었다.
이후 1990년 고 정인욱 회장의 차남인 정도원 회장이 삼표그룹을 이끌고 있으며, 현재 삼표산업은 레미콘 부분은 윤인곤 사장, 골재부문은 이종신 사장이 각각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삼표산업은 2004년 회사명을 ㈜삼표로 바꿨다가 2013년 10월에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골재, 레미콘 및 콘크리트 제품의 제조와 판매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삼표산업을 신설회사로 설립했다. ㈜삼표는 사업지주회사가 됐다.
삼표산업은 수도권 내 레미콘과 골재사업을 토대로 성장해왔지만 2000년대 들어 당진·평택·원주공장을 가동해 충청·강원권으로 공급권역을 확대했다. 이후 남광주와 서부산 공장을 통해 전라와 경상 지역으로 진출하며 전국권 레미콘사로 거듭났다.
특히 삼표산업은 레미콘 생산을 위한 골재를 자체 조달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대부분의 중소 레미콘사들은 인근 채석장에서 값싼 골재를 조달함으로써 원가 비율을 맞추지만, 삼표는 품질이 검증된 골재 광산을 인수해 직접 조달함으로써 레미콘 품질 관리에 심혈을 기울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레미콘의 품질은 원료의 60∼70%를 차지하는 골재 품질이 좌우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천연골재 채취를 제한한 이후 불량 골재가 시장에 무분별하게 유입되기 시작하며 삼표 등 대형 레미콘사들은 골재를 직접 채취해 품질관리를 해왔다. 양주 지역 골재는 산림골재 중에서도 품질이 좋은 편에 속했다”고 설명했다.
삼표산업은 경기 양주를 포함해 인천·파주·화성·안성·예산 등 6개의 석산에서 골재를 생산하고 있다. 이들 채석장에서 생산된 골재는 업계에서도 품질이 일정 수준 담보된 제품으로 분류된다.
한 골재업체 임원은 “전남과 일부 충청권 골재는 토분이 많이 섞인 마사토여서 공들여 세척을 하지 않으면 콘크리트 강도 저하로 이어지는 품질이 골재들인데 삼표가 인수한 채석장들은 품질이 좋고 가격 단가도 비싸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는 이번 사고로 삼표산업을 통한 제품 조달이 어려울 것을 우려하는 기색이다. 고품질 레미콘을 안정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10군데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광주 사고 이후 본사 차원에서 품질을 담보할 수 있는 중견 이상 레미콘사들 제품만 선별해 사용하려 하고 있는데 삼표가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되면 공사에 큰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수도권 현장의 경우 40% 이상을 삼표에 기대고 있기 때문에 주택공사 현장을 중심으로 공정률 차질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최지희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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