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2개사 빼고 전부 지방
HS건설 법정관리로 더 늘어날 듯
올 폐업 1489곳...대부분 지역사
[대한경제=최지희 기자] 지난 23일 충북지역의 중견 건설사로 꼽혔던 HS건설㈜(대표 박재범ㆍ시공능력평가액 654억원)이 경기도 평택 지식산업센터 사업에서 발생한 부실채권을 해결하지 못하며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함께 사업에 참여했던 충북 내 대형사 S종합건설이 준공을 위해 작년 말 약 100억원의 자금 지원을 한 상황을 감안하면, 연쇄 부도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HS건설의 상황에 밝은 A건설사 대표는 “금리가 올라가며 시행사가 먼저 무너졌고, 건설사들이 책임 준공을 하려다 벌어진 일”이라며, “충북 청주 내 건설사 상당수가 협력업체로 참여했기 때문에 지역 내 미수금 피해가 상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접수된 건설업 등록통계에 따르면 올 1월부터 현재까지 총 12곳(종합건설사 2곳, 전문건설사 10곳)의 건설사가 부도 처리된 것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 보면 종합건설사는 이달에만 부산에서 2곳이 부도 처리됐고, 전문건설사는 올 들어 서울(1건), 경기(1건), 부산(2건), 대구(1건), 광주(1건), 울산(1건), 경북(1건), 경남(1건), 제주(1건) 등 전국 곳곳에서 발생했다. HS건설 사태로 충청 지역에서도 부도 업체가 추가될 전망이다.
폐업한 건설사도 늘었다. 올해 1월 1일부터 26일까지 폐업 신고한 종합건설사는 무려 229곳, 전문건설까지 총 1489곳에 달한다. 4월 기준으로 작년과 비교하면 종합건설 폐업건수는 무려 36.9%가 급증한 상황이다.
지역 건설업계는 1997년ㆍ2008년 금융위기 때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의 최악의 위기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부도 건설사가 지역에 집중되며 연쇄 부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대전의 B건설사 대표는 “지역은 수도권에 비해 친소 관계에 따른 사업 참여 비중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끈끈한 고리 중 하나가 끊어지면 도미노처럼 무너질 수 있다”라며, “현재 부도 대부분이 부동산 PF에서 발생하는 자금 경색으로 발생하고 있다. 피해를 완화하려면 지역 내 SOC 발주 물량이 늘어나 일감이 확보되어야 한다”라고 토로했다.
정형열 대한건설협회 부산광역시회장은 “건설산업이 지역 내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역별 편차는 있지만 16~33%에 달할 정도로 중요한 산업임에도, 양질의 지역 중소 건설사를 양성하기 위한 정부 및 지자체 차원의 종합 대책이 전무한 상황”이라며, “정부의 2019년 업역개편 및 기준완화로 부산에서만 건설사 37%가 늘어났는데 일감은 줄고 있다. 좋은 일감이 확보되지 않으면 문을 닫는 건설사가 늘어날 것이고, 이는 지역 내 장기 불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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