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올해 건설투자 전망치 -1.3%로 하향조정…건설비용 상승 여파로 회복 지연

[e대한경제=박경남 기자] 자재값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건설산업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가운데 극심한 자재난이 내년에나 풀릴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경기 침체 속에서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위험성이 갈수록 커지면서 선제적인 SOC(사회기반시설) 투자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9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2022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건설투자 전망치를 -1.3%로 제시했다.

지난해 11월 전망한 2.4%에서 무려 4%포인트 가까이 하향조정한 것이다.

앞서 올 1분기 건설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5.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건설투자가 예상보다 부진한 탓에 KDI는 올 상반기 건설투자가 3.0%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투자는 하반기 들어 0.3% 늘어나며 증가세로 전환하겠지만, 결국 상반기 부진을 만회하지 못하며 지난 2018년(-4.6%) 이후 5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에 빠질 것이라는 게 KDI의 전망이다.

KDI는 올해 건설투자 부진의 원인을 자재가격 급등에 따른 건설비용 상승으로 보고, 이번 자재난이 내년 들어 서서히 풀릴 것으로 내다봤다.

KDI 관계자는 “건설비용의 높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건설투자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며 “건설투자는 올해 부진한 흐름을 보인 후 내년에 건설자재 수급 여건이 개선되며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자재가격 상승이 지속되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SOC 투자 확대를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날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내놓은 ‘스태그플레이션 위기, SOC 투자 방향’에 따르면 우리나라 SOC 예산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2.5%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고, 경제 규모를 고려한 SOC 자본스톡도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산연은 내년 경제성장률 2.5% 달성을 위한 적정 SOC 투자 규모가 3조원 가까이 부족하고, 2019년 기준 육상, 항공, 상하수도 등 우리나라의 SOC 자본스톡 비중도 25.0%로, 프랑스(30.8%)·독일(29.5%) 등에 비해 낮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 2006년 기준 우리나라의 국토계수당 도로보급률은 1.51로, 전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 30곳 중 29위에 머물렀고, 작년에도 1.57로, 큰 변동이 없다고 강조했다.

엄근용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대외 여건 악화로 성장률 둔화와 물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유럽, 일본 등의 경제도 위축되고 있어 한국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SOC 투자는 경제성장을 도모하고, 소득불평등 해소, 중저소득층 안정에 기여하는 만큼 자연재난 대응, 노후 인프라 등을 중심으로 SOC 투자를 늘려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경남기자 k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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