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포트폴리오가 승부를 갈랐다.’
시공능력순위 150위권내 건설사중 내수 위주 건설업체들과 종합건설·플랜트·엔지니어링업체들의 현금흐름과 재무안정성은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해외사업을 하지 않는 내수 중심의 건설업계는 현금흐름 개선이 미진해 재무건전성에 대한 불안이 수년째 지속된 반면 종합건설·플랜트·엔지니어링업계는 대규모 선수금 유입, 우수한 자금창출 능력 유지 등으로 지난해 자금수지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신정평가는 5일‘2009년 시공능력 150위 내 건설기업합산실적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분석결과를 내놨다. 150위내 건설사 중 재무제표 등의 자료를 구할 수 있는 133개 건설사의 매출액과 영업수익성, 현금흐름, 재무안정성의 변동상황을 비교한 결과다.
비교 편의를 위해 종합건설업을 하는 대형사와 플랜트, 엔지니어링에 특화된 건설사 11개사를 선별했다. 시공능력 1위 현대건설을 비롯해 삼성물산(2위), 대우건설(3위), GS건설(4위), 대림산업(5위), 포스코건설(6위), SK건설(10위), 삼성엔지니어링(27위), 대우엔지니어링(56위), 현대엔지니어링(61위), 한국전력기술(67위) 등이다.
사업 포트폴리오에 따라 달라진 건설업계의 현금흐름은 영업수익성의 차이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11개사의 총 영업이익은 3조205억원으로 전년 대비 12.3% 성장했으며, 합산(가중평균) 영업이익률은 5.7%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내수 위주 건설업계(나머지 122개사)의 총 영업이익은 1조7769억원으로 전년 대비 30.9% 감소했고 합산 영업이익률 또한 2.9%로 전년에 이어 2년째 내리막이었다. 122개사의 영업이익을 합친 값이 11개사보다 적은 것은 그만큼 영업적자 기업이 많았기 때문.
부채비율 역시 두 그룹이 엇갈린 결과를 보였다. 전체 133개사의 합산 부채비율은 185.9%로 전년(177.8%)보다 8.1%p 상승했다. 내수 위주 건설업계도 2008년 190.2%에서 지난해 230%로 껑충 뛰었다. 이에 비해 11개사는 2008년 161.9%에서 지난해에는 140.6%로 더 좋아졌다.
기태훈 한신정평가 연구위원은 “내수 중심 건설업계의 경우 주택분양시장 침체 등으로 영업수익성이 저하되고 금융비용이 확대된 가운데 대여금 증가, 운전자금 부담등으로 재무안전성이 나빠진 반면 11개사는 해외수주호조 등을 바탕으로 현금흐름이 좋아졌다”고 분석했다.
최근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편하려는 건설사들이 늘어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대표적인 사례가 현대산업개발. 이 회사는 국내 주택과 SOC(사회기반시설) 사업만으로는 향후 성장을 지속할 수 없다고 보고 최근 원전을 비롯한 플랜트 사업, 해외 개발사업 진출을 통해 성장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송흥익 대우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상당히 보수적인 경영전략을 고수했었는데, 성장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공격적으로 전략을 수정했다”며 “신규사업 성공여부가 현산의 기업가치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