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 한일건설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졸업하기 위해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경영권 매각을 추진한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주간사 안진회계법인은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한일건설을 매각한다고 이날 신문에 공고를 냈다.
안진회계법인은 오는 21일까지 잠재적 인수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한 후 2주간의 예비실사를 거쳐 다음달 4일 본입찰을 진행한다. 이후 우선협상자를 선정하고 9~10월쯤 본계약을 체결해 연내로 모든 매각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관할법원인 회생법원과 안진회계법인은 매각성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이번 M&A를 스토킹 호스 비드(Stalking horse bid) 방식으로 추진한다. 최근 4년간 두차례나 기업회생절차를 겪은 한일건설의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스토킹호스는 미리 수의계약으로 회생기업의 예비인수인을 찾아놓은 후 다시 공개경쟁입찰을 추진해 적정한 인수후보가 나타나지 않으면 예비인수인에게 기업을 매각하는 미국식 절차다. 인수·합병(M&A)성사율이 높은 수의계약의 장점과 제 값에 기업을 매각할 수 있는 공개경쟁입찰의 장점을 결합했다는 평을 듣는다.
한일건설은 지난 1970년 삼원진흥건설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중견건설회사다. 1978년 한일그룹에 인수되며 '한일건설산업'으로 이름을 바꿨고 러시아·동남아시아·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 건설시장에 적극진출했다.
지난 2013년에는 경영위기로 서울지방법원 파산부(현 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모기업이던 한일시멘트와 계열분리됐다.
2015년 기업회생절차를 종결한 한일건설은 회사의 사활을 걸고 추진하던 리비아 건설사업이 현지 내전으로 좌초되면서 자금난을 겪기 시작했다. 또한 경상남도 양산시 한일아파트 옹벽붕괴의 책임를 놓고 지역주민들과 소송을 벌인끝에 지난해 말 1심서 패소하면서 기업이미지와 재정 모두에 큰 타격을 입고 올해 3월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현재 최대주주는 과거 대주단 일원이었던 신한은행으로 전체 지분의 8.3%를 보유하고 있다.
[유태양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