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형입찰공사 대표 및 서브 참여사업 다수
입찰참가자격 있으나 수주경쟁력 약화 우려돼
한라산업개발이 부도 등 경영난으로 인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공동도급사로 기술형입찰을 준비했던 건설사들이 고민에 빠졌다.
입찰참가자격은 입찰공고일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기존사업에 대한 입찰참가자격은 유지하고 있으나, 수주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라산업개발은 현재 대표 또는 서브사로서 4건의 턴키(설계시공일괄입찰)·대안 방식의 건설공사 입찰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라산업개발은 한국수자원공사가 대안으로 발주한 낙동강 강변여과수사업 취수시설공사(1공구)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턴키로 발주한 행정중심복합도시 수질복원센터(B-1)의 경우에는 대표사로 PQ(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를 통과했다.
이들 건에는 한양과 대호산업, 그리고 금호산업이 각각 공동도급사로 참여했다.
한라산업개발은 또 한국환경공단이 턴키로 발주한 양주검준지방산업단지 폐수종말처리장 고도처리시설사업에도 대표사로 나섰고, 2660억원 규모의 안양시 박달하수처리장 지하화사업에는 포스코건설의 공동도급사로 이름을 올려둔 상태다.
해당 발주자들은 한라산업개발이 일단 이들 공사에 대한 PQ를 통과한 이후,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신용등급도 PQ심사 후 하락했기 때문에 입찰에 참여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한라산업개발도 현재 기추진 중인 사업에 대해서만큼은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법정관리 등 회사가 어려운 여건에 있는 것은 사실이나, 기존에 입찰을 준비했던 공사를 수행하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기 추진사업은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5일 행복도시 수질복원센터 건설공사에 대한 입찰참가등록을 완료하고 6일 입찰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한라산업개발과 함께 입찰을 준비하고 있는 공동도급사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기술력이나 공사수행능력이 급전직하한 것은 분명 아니지만, 이제 막 법정관리에 들어간 업체에 심의위원들의 좋은 평가를 기대하기 어려워, 수주가능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것이다.
또 발주자가 경영난을 겪고 있는 업체에 대규모 시설공사를 믿고 맡기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설계비 등 초기비용만 날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워 하는 눈치다.
A건설사 관계자는 “이미 설계비를 일정부분 부담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입찰에 참여하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수주에 대한 큰 기대는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설계비 등 초기투자에 대한 부담이 아직 많이 남아 있는 공동도급사들의 입장은 또 다르다.
B사 관계자는 “투자는 물론, 입찰은 공사를 수주하기 위한 것”이라며 “또다른 컨소시엄 구성원사들의 의견도 있고 해서, 구성원 변경 등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주경쟁력이 저하된다거나 공사수행에 장애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된다면, 구성원 변경은 물론 최종 입찰참여 여부도 재고해보겠다는 것이다.
한편 한라산업개발이 포함된 컨소시엄과 경쟁을 해야하는 업체나 발주자들도 한라산업개발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찰이나 저가경쟁에 대한 가능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