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이하 퇴직공제 적립근로자

9.9% 감소… 70대 이상만 늘어

 

[대한경제=박흥순 기자]건설현장에 젊은 피가 사라지며 갈수록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청년층은 건설현장을 외면하고, 기존 인력은 고령화되는 이중고 속에서 인력절벽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건설근로자공제회의 ‘2024년 사업연보’에 담긴 연령별 통계는 건설현장의 ‘고령화 쇼크’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지난해 퇴직공제 적립 근로자 수는 7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감소했다. 특히 미래 건설산업의 주역인 20대 이하 청년층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20대 이하 적립근로자 수는 지난 2023년 20만607명에서 작년 18만841명으로 9.9% 급감하며 전 연령대에서 가장 큰 감소율을 기록했다. 경제의 허리층인 40대(-7.2%)와 50대(-4.7%), 30대(-3.7%) 근로자 수 역시 큰 폭으로 줄었다.

유일하게 70대 이상만 증가헸다. 70대 근로자 수는 같은 기간 7만885명에서 7만3756명으로 4.1% 늘었다. 이들의 총근로일수를 의미하는 적립일수 또한 0.8% 증가했다. 신규 인력 유입이 막힌 상황에서 초고령층이 현장의 빈자리를 채우는 인력 구조의 왜곡이 심화되고 있는 셈이다.

청년층의 건설업 기피 현상은 숙련 기능인력 양성 체계의 붕괴와 맞물려 더욱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당장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젊은 기능인력이 부족해지면서 건설업의 생산성과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실제 기능인력 양성의 한 축을 담당하던 정부의 지원사업은 크게 위축됐다. 지난 2023년까지 고용노동부 위탁으로 연간 6000~7000명 규모로 운영되던 ‘건설일용근로자 기능향상지원사업’ 예산이 지난해 전면 삭감된 게 대표적이다. 공제회가 자체 예산으로 ‘청년 전문건설기능 양성훈련’을 신설해 대응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훈련 인원은 1502명으로, 전년(6518명)의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렇다 보니 현장 곳곳에서는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푸념이 나온다. 특히 젊고 숙련된 기능인력을 찾지 못해 공사 진행에 차질을 빚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고난도 기술이 필요한 공정일수록 인력난은 심각해져 공기 지연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업의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고, 고용 안정성을 높이는 한편 숙련도와 경력에 따라 합당한 대우를 받는 제도를 현장에 안착시키는 등 장기적인 관점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흥순 기자 soo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