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건설업체도 989곳 폐업

[대한경제=김승수 기자] 종합건설업체 폐업신고가 200건을 돌파하며 역대급 속도를 보이고 있다.

악화된 건설경기와 메말라버린 발주물량, 유동성 위기 등이 겹치면서 문을 닫고 있는 종합건설업체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29일 건설산업지식정보 시스템(키스콘)에 따르면 1월1일부터 4월28일까지 폐업신고(공고건수)를 한 종합건설업체는 모두 21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5년이내에 가장 빠른 속도다.

2021년(1월1일∼4월29일) 117건에 불과했던 폐업신고 건수는 2022년 102건으로 소폭 떨어지며 개선될 여지가 보였지만, 2023년 157건, 2024년 182건으로 상승하다 올해 213건으로 가장 많은 업체가 문을 닫은 것으로 기록됐다.

문을 닫은 종합건설업체들의 상당수는 폐업 사유로 ‘사업 포기’를 들었다. 어려워진 건설경기를 버티지 못하고 스스로 문을 닫고 업계를 떠나버린 것이다.

종합건설업체의 폐업신고는 업계에 타격이 크다. 연계돼 있는 협력업체들도 많아 1곳의 종합건설업체가 문을 닫으면 최소 5곳의 업체들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실제로 최근 중견 건설사들의 법정관리행 이후 협력업체들의 실시간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유동성의 위기를 겪는 등 연쇄적으로 파장이 미치기도 했다.

더욱 큰 문제는 앞으로의 전망 역시 어둡다는 점이다. 내수경기의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건설투자가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건설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2.2%나 감소했다. 이는 IMF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8년 3분기(-16.8%)ㆍ4분기(-17.7%) 이후에 가장 크게 줄어든 수치다.

그나마 건설경기의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방안인 건설투자마저 힘을 못쓰면서 업계의 사정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전문건설업체의 폐업신고 역시 같은 기간 중 989건에 달하며 조만간 1000건을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전날 기준 종합건설업체와 전문건설업체의 폐업신고 건수는 모두 1202건으로 나타났다.

건설사들의 폐업이 속출과 건설투자와 발주물량도 최악을 겪으면서 건설산업 자체가 진퇴양난인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건설부양 정책과 함께 악화된 건설경기의 활로를 뚫을 수 있는 획기적인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업계가 워낙 안좋다 보니 4월 위기설 이후 7월 위기설까지 나오는 등 하루가 멀다하고 살얼음판을 겪는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건설산업은 다양한 산업군과 연계가 많이 돼 있기 때문에 낙수효과를 위한 지원정책과 함께 부양정책이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수 기자 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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