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전망도 먹구름

대선 정국에 신규 SOC 추진 제약
하반기 경기부양 추가 물량 기대
업계 “발주 불확실성 해소 최우선”

 

[대한경제=백경민 기자] 지난 1분기 수주실적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건설업계는 올 들어 신규 사업이 자취를 감추면서 암울한 시간을 견디고 있다. 문제는 2분기에도 그닥 희망의 빛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본격적인 대선 정국에 접어들면서다.

시장 안팎에서는 차기 대통령이 선출될 때까지 ‘일감 가뭄’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연말 비상계엄 여파가 결국 조기 대선으로 이어지며 올 상반기 내내 악영향을 미치게 된 격이다.

A건설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정권 교체 쪽에 무게가 실리는 측면이 크다 보니, 발주처에서도 무작정 신규 사업을 밀어낼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며 “공무원들이 움직일 리도 만무하고, 선거가 끝날 때까지는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B건설사 관계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만 보더라도 앞서 발주계획 설명회를 했을 때 1분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 신규 아파트 공사 17건을 발주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 발주된 것은 7건 뿐”이라며 “이제는 선거 국면이어서 막 발주할 수도 없을 테고,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 같다”고 했다.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 전망에도 먹구름이 드리우면서 올 상반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통상 1분기에 상대적으로 물량이 덜하다는 점을 감안해도 현재로서는 지난해 수준에 미치지 못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해에는 에이치제이중공업이 상반기에만 1조원에 달하는 실적을 보인 데 이어, 10위권 내 건설사 대다수는 5000억원 이상 수주 곳간을 채웠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지난해 만한 성과는 아예 불가능하다고 본다”며 “상반기 수주고로 잡으려면, 이달에는 공고를 내야 5월에 입찰 보고 6월께 집행할 텐데, 사실상 상반기 수주는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그나마 업계는 6월 초 대선 후 정국 안정 시기를 거쳐 하반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상반기 지연된 신규 사업 발주는 물론, 경기 부양책을 통한 추가 물량 논의도 가시화될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일각에서는 올해 발주기관별로 계획한 사업들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게 우선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도로공사가 추진 중인 고속도로 3개 노선(울산외곽순환 1~3공구, 세종-청주 1~4공구, 계양-강화 1~6공구)과 국가철도공단의 남부내륙철도 1~9공구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로서는 이 중 대다수가 올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상반기는 물론이거니와 올해 역대 최악의 수주실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뒤따르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보통 발주계획 상 제시된 시기보다 늦게 추진되는 경우가 많은데, 대체로 4분기에 몰려 있는 데다 돌아가는 사정을 보면 기대를 걸고 있는 대형공사들이 연내 추진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이들 사업이 미뤄져 버리면 사실상 올해는 답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백경민 기자 wiss@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