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안재민 기자] 코로나19 시기 공사비 급등 여파로 대형 철도 민간투자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사업 지원에 회의적인 태도를 유지하면서 대형건설사들은 앞으로 철도 민자 시장에서 발을 뺄것 까지 검토하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 중인 신안산선의 개통 시점은 2026년 12월로 예정됐다.
신안산선은 경기 안산·시흥에서 여의도를 잇는 44.7㎞ 길이의 ‘Y자’ 모양 노선이다. 여의도에서 출발해 광명역을 분기점으로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로 이어지는 노선과 시흥시청을 경유해 초지·원시·국제테마파크로 이어지는 노선으로 나뉜다. 총 19개 역사를 거치며 전체 사업비는 3조 3465억원에 달한다.
당초 올해 5월 개통을 목표로 추진됐지만 건설과정에서 인허가 및 보상 지연 등의 이슈가 발생하면서 지난달말 기준 신안산선 공정률이 50%대 초반에 불과하다. 이에 사업시행자인 넥스트레인과 국토교통부는 개통 시기를 2029년 4월로 당초보다 늦춘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안산선 공사가 늦어지면서 사업비 역시 불어나는며 신안산선 민자사업을 이끌고 있는 민간사업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 민자 사업 역시 착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사업의 총사업비(4조6084억원)는 2019년 12월에 고정금액으로 책정됐는데 코로나19 기간을 거치면서 공사비가 급등했다.
이에 사업성이 떨어지면서 현재 시점에서 착공에 들어가면 사업자가 적자 공사를 이어가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GTX―C 민간사업자 컨소시엄사 관계자는 “GTX-C 사업은 사업비에 대한 어떠한 보전 없이 착공에 들어가면 수천억원의 손실을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컨소시엄사 가운데 탈퇴를 고려하는 업체들도 있지만, 탈퇴 지분을 인수할 업체가 마땅히 없을 정도로 사업성이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상반기 내 착공이 전망되는 GTX―B의 경우 상황이 낫지만 코로나19 기간 공사비 급등 여파로 사업성 악화를 겪은 것은 마찬가지다.
서울 지하철 6호선 새절역과 서울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을 잇는 15.8㎞ 길이의 경전철 노선인 서부선 민자사업 역시 사업비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서부선 민자사업은 지난해 10월 정부가 발표한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에 따라 공사비 특례(4.2% 인상)가 반영됐지만 컨소시엄 내 건설투자자(CI)가 대거 탈퇴한 상황이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위례신사선 사업이 민자사업자 선정에 실패하며 결국 민자사업 지정 취소됐다.
2020년 GS건설 컨소시엄이 이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사업을 추진해왔지만 코로나19 시기 공사비 급등의 직격탄을 맞아 결국 재정사업으로 전환됐다.
대형 철도 민자사업들이 잇따라 암초를 만나는 가운데 시장을 떠날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 “철도 민자사업은 어느 민자사업보다 공공성이 강하다”면서 “그럼에도 정부가 공사비 급등 여파에 대한 지원에 회의적인 태도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포스코이앤씨(신안산선), 현대건설(GTX―C), 대우건설(GTX―B), GS건설(위례신사선) 등 철도 민자 시장을 이끌던 건설사들은 이런 정부의 방침에 회의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면 민자 추진이 유력한 GTX―DㆍEㆍF 사업에 선뜻 나설 건설사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재민 기자 j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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