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살림 SOC카드 '미적미적'
1000억 이상 공사 26%나 감소
업계, 5.9조 도공 물량에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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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최지희 기자] 12ㆍ3 비상계엄 탓에 건설산업이 마이너스 성장 쇼크에 직면했다.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때도 내수진작을 위해 SOC 발주에 적극적이었던 정부가 계엄사태의 여파로 집행 결정을 제때에 내리지 못하며 발주물량 20.2% 급감 사태를 맞이했다.
조달청이 올해 각 수요기관의 공공공사 발주계획을 집계한 결과, 올해 신규 발주액(45조463억원)은 전년 대비 20.2% 감소했다.
경기침체로 경제성장률이 낮아질 위기에 처할 때 정부는 내수진작을 위해 SOC 물량 확대 카드를 꺼낸다.
하지만, 올해에는 정부의 카드가 주머니에서 나오지 않았다. 12ㆍ3 비상계엄의 여파로 대통령과 국무회의 재가가 필요한 주요 국책사업의 추진 결정을 각 기관 수뇌부가 내리지 못한 탓이다.
이 때문에 가덕도 신공항 건설사업에 버금가는 대형 국책사업 발주가 사실상 올스톱됐다.
조달청의 공사규모별 증감현황을 살펴보면 올해 발주되는 1000억원 이상 물량은 21조4708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전년(29조335억원)에 비해 무려 26%나 줄어든 수준이다.
특히 대형 국책사업을 소화하는 발주방식인 턴키 등 기술형 입찰이 대폭 줄었다. 올해 발주되는 기술형 입찰 물량은 1조4649억원으로 전년(14조6007억원) 대비 무려 90%가 급감했다.
한 발주기관 관계자는 “작년에 단군 이래 최대 토목사업으로 꼽혔던 ‘가덕도 신공항 부지조성 공사’발주가 포함됐다는 점을 감안해도 지나치게 감소폭이 크다”라며, “최근 2년 사이 발주된 기술형 입찰 사업의 유찰이 반복되다 보니, 공사비 증액 및 발주계획 변경 등이 필요한 신규 사업들은 대부분 연기된 탓”이라고 전했다.
공사규모별로 300억 이상~1000억원 미만 물량(6조1035억원) 역시 전년 대비 23%, 300억원 미만 물량(22조7025억원)은 13.2% 감소했다.
발주방식별로는 종심합심사낙찰제 방식(1조5939억원)이 7.2% 감소한 가운데 종합평가낙찰제 방식(2조9435억원)은 139.1% 급증했다. 적격심사(39조440억원) 역시 0.4% 늘었다.
올해 수주전에서 사활을 걸어야 하는 건설사들은 한국도로공사에 집중해야 한다.
한국도로공사는 국내 공공기관 중 올해 발주 최대량을 쏟아낸다. 도로공사의 신규 발주액은 5조9011억원으로 전년 대비 39%나 늘어났다.
반면, 국가철도공단은 올해 5조8904억원으로 공공기관 중 2위이긴 하나 전년 대비 3.6% 감소했고 건별 발주액도 줄었다.
그 외 한국수력원자력이 전년 대비 2.8배 늘어난 3조6908억원 상당의 발주집행 계획을 세우며 이목을 끌었다. 올해 공공건설업계 최대어는 수력원자력이 발주하는 ‘홍천양수발전소 1,2호기 토건공사(공사예정금액 8000억원)’와 ‘포천양수발전소 1,2호기 토건공사(8000억원’이다.
지자체 중에서는 경기도가 올해 전년 대비 27.5% 늘어난 2조5012억원을 발주한다. 이어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올해 1조7939억원을 발주하고, 전라남도와 인천광역시는 전년 대비 약 5000억원이 줄어든 각각 1조4324억원, 1조2995억원의 발주계획을 세웠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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