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023년 건설비용 26% 올라…올해도 높은 수준서 고착화
재무통 내세워 조직개편, 선별수주 등으로 건설비용 줄이기 나서
[대한경제=정석한 기자] 내년 건설업계의 최대 과제로 ‘건설비용’ 관리가 대두되고 있다.
내수경제 침체, 글로벌 경제 불안정,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슈 등 악조건으로 건설시장도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자재ㆍ인건비 상승 등이 더욱 건설업계를 짓누를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때문에 내부적으로 조직개편, 구조조정 등 추세가 강화되며 외부적으론 적정공사비가 확보된 공공ㆍ민간공사에 대한 선별수주 기조가 거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통계청의 ‘2023년 건설업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건설비용은 490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5% 올랐다. 2022년엔 건설비용이 439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5% 상승했다. 즉 2022∼2023년에만 건설비용이 무려 26% 뛰어오른 셈이다.
건설비용은 건설사가 건축ㆍ토목 건축물을 만들어낼 때 발생하는 금액의 총액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건설공사 원가명세서상 경비, 손익계산서상 판매ㆍ관리비를 더한 것이다. 여기엔 자재비, 인건비 등도 포함된다.
올해도 건설비용 증가는 2023년 대비 높은 수준에서 고착화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 공사비원가관리센터가 매달 내놓는 건설공사비지수에서도 이는 드러난다. 건설공사비지수는 올 1월 129.77이었지만, 올 10월 130.22(잠정)으로 올라섰다.
코로나19 후 글로벌 자재대란과 인플레이션에 비하면 올해는 잠잠해진 분위기다. 하지만 건설공사비지수에서 건설비용이 상당히 오른 수준에서 횡보하고 있고, 이는 건설사의 채산성 악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게 건설업계 중론이다.
건설비용 관리의 필요성은 대형 건설사의 대표이사에서도 방증된다.
10대 건설사 중 4곳의 수장이 업무 효율성 개선, 포트폴리오 관리, 경영 건전성 회복 등에 능한 ‘재무통’이다. 현대엔지니어링(주우정 사장)ㆍ포스코이앤씨(전중선 사장)ㆍSK에코플랜트(김형근 사장)ㆍHDC현대산업개발(정경구 사장) 등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경제ㆍ정치이슈로 인해 내년 건설환경이 올해 대비 더욱 나빠질 것이라는 게 업계와 전문가들의 전망”이라며 “때문에 재무통을 앞세워 전사적 조직개편과 원가절감, 그리고 구조조정까지 진행하며 건설비용의 군살빼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적정공사비가 아예 확보되지 않은 프로젝트는 쳐다보지도 않는 선별수주 기조까지 강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대건설(이한우 부사장)과 DL이앤씨(박상신 대표)는 재개발, 재건축 등 민간공사에 능한 ‘주택통’을 대표이사로 뒀다. 민간공사는 공공공사 대비 건설사 주도적으로 건설비용 절감은 물론, 분양가 책정 등으로 채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때문에 주택통들을 통해 대형사 간 서울 및 수도권의 알짜 정비사업지를 놓고 수주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석한 기자 job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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