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에 이관 여파 지연물량 몰려
한 달간 총 44건...월말엔 日5건씩
대형·중견사 30여곳 수주전 사활
업계 "두 기관, 발주일정 조율 필요"
[대한경제=최지희 기자] 10월 남은 4주 동안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공주택 건설사업 45건, 약 6조7000억원 상당의 물량 개찰이 집중되며 건설업계가 어느 때보다 분주한 한 달을 보내게 될 전망이다. 지난 4월 발주업무가 LH에서 조달청으로 이관되는 과정에서, 발주 지연 물량이 10월에 몰린 탓이다. 윤석열 정부의 상반기 예산 조기집행 기조로 하반기 발주 물량이 급감하다 보니, 업계는 LH 사업 수주에 사활을 걸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H의 지연됐던 종합심사평가제(이하 종심제) 물량이 10월 한 달간 집중되면서 약 30개 대형ㆍ중견 건설사의 치열한 수주전이 한 달에 걸쳐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월말에는 하루 개찰이 5건씩 진행되며 공공업계가 눈코 뜰 새 없는 하루를 보낼 처지에 놓였다.
개찰 릴레이는 당장 오늘(8일)부터 본격화된다.
추정가격 1431억원 규모의 ‘대전둔곡 A-4BL 아파트 건설공사 1공구’를 시작으로 휴일이 지난 11일부터 하루 2∼5건씩 대형 공공주택 사업 개찰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A사 관계자는 “10월 마지막 주에는 거의 3조원가량의 16건의 사업이 집중 개찰하는 전대미문의 사태가 벌어진다”며, “대형사라도 투찰 업무가 부담스러울 정도여서 웬만한 중견사들은 사실상 비상근무 체제일 것”이라고 전했다.
비상근무 체제로 돌아가는 것은 조달청도 마찬가지다.
조달청 공공주택계약팀은 20명도 되지 않는 인력들로 과거 약 150여명의 LH 담당자들이 했던 업무를 전담해야 하는 상황에 개찰 일정까지 몰리며 비상이다. 개찰이 몰린 날에는 오전 개찰을 진행한 후, 오후 심사를 진행하면 좋지만 업계의 업무 편의를 위해 오후 시간대까지 개찰을 분배하며 눈코 뜰 새 없기는 마찬가지다.
조달청 관계자는 “LH가 지금 모든 사업을 긴급건으로 계약요청을 하고 있다. 요청이 들어온 후 해진 기일을 두고 바로 공고 및 개찰을 진행하다 보니 10월에 모든 업무가 몰린 상황”이라며, “숨 돌릴 틈 없이 돌아가고 있다. 이렇게까지 대형 국책사업의 개찰이 몰린 적이 없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내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지 않도록 LH와 조달청 간의 입찰일정 조율이 필요하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B사 임원은 “상반기 예산 조기집행 기조라는 이유로 국가철도공단 물량이 집중되더니, 하반기에는 10월 한 달 사이에 LH 물량이 집중되는 비정상적인 일정”이라며, “조달청 차원에서 LH에 일정 조율 및 발주계획 사전 통지를 요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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