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비 상계 메리트 ‘상쇄’…구역별 우미ㆍ한양ㆍ계룡 등 중견사 위주 명함

 

 

 

[대한경제=백경민 기자] 민간분양주택용지 토지공급(이하 설계공모) 및 민간참여 공공주택건설사업(이하 민참사업) 공모를 한 데 묶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패키지형 시범사업에 대형 건설사들은 등을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설계공모 토지매매대금과 민참사업 공사비를 상계 처리한다는 메리트가 상쇄된 여파로 풀이된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LH가 이날 ‘평택고덕 패키지형 공모사업 민간사업자 공모’에 대한 사업신청서를 접수한 결과, 구역별로 우미건설과 한양, 계룡건설산업 컨소시엄이 각각 홀로 명함을 내민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은 평택 고덕국제화신도시 일대 설계공모(8개 블록, 약 5400가구)와 민참사업(6개 블록, 약 3400가구)을 결합해 추진된다. 총 3개 공모 단위로, 사업비 규모는 총 2조원(설계공모 1조701억원ㆍ민참사업 9782억원) 수준이다.

공모 단위별로는 △1구역(P-1) 설계공모(Abc-33ㆍAbc-36ㆍA-66) 5054억원, 민참사업(Aa-20-2ㆍAab-28ㆍAb-32) 4552억원 △2구역(P-2) 설계공모(Abc-14ㆍAbc-61ㆍA-67) 3081억원, 민참사업(Abc-25) 2756억원 △3구역(P-3) 설계공모(Aab-13ㆍA-68) 2566억원, 민참사업(Aab-18-1ㆍAa-20-1) 2474억원 등 규모다.

우미건설은 60% 지분으로 GS건설(35%), 이에스아이(5%)와 손을 맞잡고 1구역에 출사표를 던졌다. 설계는 디엔비건축사사무소와 운주건축사사무소, 피에이씨건축사사무소, 강남종합건축사사무소 등이 맡는다.

2구역에는 한양이 51% 지분을 확보, 제일건설(34%), 대보건설(15%)과 힘을 합쳤다. 설계사로는 토문건축사사무소와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 다인그룹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 길종합건축사사무소이엔지, 에스파스건축사사무소 등이 참여한다.

3구역에는 계룡건설산업이 51% 지분을 쥐고, 중흥토건(25%), 호반건설(24%)과 발걸음을 맞췄다. 설계는 디에이그룹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와 상지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 케이디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 등이 담당한다.

대형 건설사들은 내부 검토 끝에 결국 이번 사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론을 냈다. 설계공모와 민참사업을 결합하면서 가장 큰 메리트로 꼽혔던 설계공모 토지매매대금과 민참사업 공사비 간 상계 구조가 사실상 허물어졌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당초 예상했던 사업 구조는 토지매매대금의 10%를 납부한 뒤 나머지 90%를 민참사업 공사비로 상계하는 식이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토지매매대금 상계 시 관련 이자 등 금융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메리트가 컸다.

하지만 LH가 사업 구체화 과정에서 토지매매대금과 공사비 간 가치 교환 시점을 ‘계약 시점’에서 ‘공사 진행 시점’으로 두면서 토지매매대금에 연 3.5% 수준의 할부이자가 붙게 됐고, 이는 곧 사업성을 갉아먹는 요소로 작용했다. 당초 시범사업 취지와 달리 토지매매대금에 대한 이자 부담을 안고가는 구조여서 사업에 뛰어들 만한 유인책을 상쇄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현재 1~3구역에 참여한 건설사들도 이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지만, 대형사 대비 낮은 도급 단가를 감안하면 그나마 사업성을 도모할 만하다는 평가다.

LH는 이른 시일 내 이 사업에 대한 재공고 일정을 소화할 방침인 가운데, 단독 입찰에 나선 이들 건설사들이 우선협상권을 확보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백경민 기자 w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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