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 환경 분야 주요 이슈

4월 30일 한국형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초안 마련…하반기 최종안 발표
거버넌스, 전략, 위험관리, 목표 등 요구…온실가스 배출량 공시는 빠져
건설업계 환경분야 대응 미흡…향후 공시에 상당한 시간ㆍ비용 소요 예상

 

 

[대한경제=정석한 기자]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내ㆍ외 기준이 점차 엄격해지면서 건설업계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건설산업은 그 특성상 수만 개의 자재와 수십 개의 공종을 통해 건축물을 완성하는데, 이 과정에서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화석연료 등 사용도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후변화 대응은 건설업계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필수라는 점에서 기준 충족을 위해 시간ㆍ비용을 투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이충재)는 9일 내놓은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초안의 주요 내용과 건설산업 이슈’ 에서 이 같이 밝혔다.

건산연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공시기준 마련을 위해 설립된 KSSB(한국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는 올 4월 30일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초안을 발표했다.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초안에는 △기후공시 우선 적용 △보고 대상기업의 범위 △온실가스 배출 관련 내용을 담은 Scope3의 공시 시기 및 의무화 여부 등을 핵심으로 담았다.

특히 기후공시 우선 적용과 관련해 대상기업들이 거버넌스, 전략, 위험관리, 지표 및 목표 등 4가지 부문에 대한 정보를 공시하도록 했다.

거버넌스란 기후 관련 위험 및 기회를 감독할 책임이 있는 사내 의사결정기구 또는 개인을 뜻한다. 전략은 기후 공시가 기업의 장단기 전략과 의사 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의미한다.

위험관리엔 기후 공시가 사내 전사적인 위험관리 프로세스와 통합ㆍ작용하는 범위와 방식을 명기하도록 했다. 지표 및 목표엔 기후 관련 자금 조달 및 투자액 등을 담도록 했다.

KSSB는 오는 8월 말까지 대상기업 의견을 수렴하고, 이해관계자 간 의견 청취를 거쳐 하반기에 최종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공시기준 초안은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의 공시기준, ESRS(EU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등 글로벌 스탠더드 비교해선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는 게 중론이다.

아울러 대상기업 입장에서 큰 비용 부담이 될 수 있는 Scope3 공시 시기와 의무화 여부도 논의의 여지도 남겨뒀다는 점에서 다소 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서 환경 분야 대응은 그동안 우선 순위가 높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후 공시 준비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건산연은 설명했다.

특히 건설생산 과정 및 목적물인 건축물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과 에너지 소모량을 감안할 때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기 위해 더욱 매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영덕 건산연 선임연구위원은 “정부는 실질적인 기후 관련 대응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적 기반을 확충하는 한편, 공공 발주자와 건설기업은 기후 관련 이슈들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목표와 전략, 이행성과에 대한 평가ㆍ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석한 기자 job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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