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박경남 기자] 전국 건설현장의 공사비 부담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공사비지수가 3개월 연속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건설사의 원가율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것인데, 당분간 원가율 개선을 기대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6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잠정)는 전년 동월(151.22) 대비 2.40% 상승한 154.85를 기록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 노무, 장비 등의 직접공사비를 대상으로 한국은행의 산업연관표와 생산자물가지수, 대한건설협회의 공사부문 시중노임 자료 등을 이용해 건설연이 작성한다. 기존 공사비 자료에 대한 시차 보정과 물가 변동으로 인한 계약금액 조정 등에 폭넓게 활용된다.
건설공사비지수는 지난해 1월 처음으로 150을 넘어선 이후 3월에 151대로 올라섰고, 8월(151.23)까지 제자리걸음을 하다가 9월 들어 전년 동월 대비 3.5% 오르며 153.73으로 상승했다.
이후 작년 12월(153.22)까지 하향곡선을 그리며 다소 진정되는 듯 했지만, 올 1월 들어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하며 사상 처음 154를 돌파한 데 이어 지금은 155선을 눈앞에 두게 됐다.
올 3월 건설공사비지수가 추가 상승한 것은 중유(3.93%), 전선 및 케이블(3.17%), 냉간압연강재(2.11%), 강화 및 재생목재(1.3%), 내연기관 및 터빈(0.83%), 배전반 및 전기자동 제어반(0.76%), 전기회로 개폐 및 접속장치(0.75%) 등의 가격이 줄줄이 오른 영향이 컸다.
자동조정 및 제어기기(-3.29%), 경유(-2.42%), 콘크리트 제품(-1.07%), 골재 및 석재(-0.83%), 나사 및 철선 제품(-0.63%), 산업용 가스(-0.5%) 등의 가격이 하락했지만, 건설공사비지수 상승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올 들어 건설공사비지수가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건설사의 원가율이 무려 90%를 웃돌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대우건설은 올 1분기 원가율은 91.4%로, 전년 동기(89.0%)보다 2%포인트 이상 오르며 90%를 넘어섰고, 현대건설도 주택부문 원가율이 93% 수준으로 나타났다. GS건설의 경우 올 1분기 주택건축 원가율이 91.2%로, 지난해 4분기(103.2%)에 비해 다소 개선됐지만, 작년에 품질안전관리 등 일시적인 요인인 점을 감안할 때 여전히 높은 원가율이다.
문제는 당분간 건설사의 원가율이 나아지기 쉽지 않은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건설공사비지수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택건축에 편중된 건설사들의 포트폴리오를 단기간 내 해외 플랜트 등으로 조정하기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직접공사비 부담이 원가율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그나마 건설공사비지수 상승폭이 다소 둔화되고 있는 게 다행이지만, 공사비가 큰 폭으로 떨어질 만한 여건이 아닌 만큼 올해 원가율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남 기자 k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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