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계약법 개정안 11일 공포…오는 7월 입찰공고분부터 적용

저가낙찰 방지장치 본격 가동에 업계 기대감 ↑

 

[대한경제=박경남 기자] 오는 7월부터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하는 예정가격 100억원 미만 공사에서 순공사원가의 98% 미만으로 투찰할 경우 낙찰에서 배제된다.

또한 지자체가 일방적으로 정한 부당특약은 무효로 처리되고, 지자체와 계약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은 경우 이의신청 처리기간이 연장된다.

행정안전부는 1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공포하고, 오는 7월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

개정 지방계약법은 지자체의 예정가격 100억원 미만 공사를 대상으로 순공사원가의 98% 미만 낙찰을 배제하는 제도적 기반을 구축한 게 핵심이다.

순공사원가는 공사의 적정 수행을 위해 최소한으로 투입돼야 하는 재료비, 노무비, 경비를 합친 비용이다.

그동안 지자체 공사는 순공사원가를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가 없어 순공사원가를 밑도는 무리한 덤핑입찰이 이어졌고, 공사의 품질과 안전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앞서 지난 2020년 국가계약법이 순공사원가의 98% 미만 낙찰 배제 규정을 먼저 신설해 개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번 개정 지방계약법에서도 국가계약법과 같이 순공사원가와 순공사원가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합산한 금액이 98%에 미치지 못할 경우 낙찰에서 제외하도록 하는 조건이 마련됐다.

지자체의 100억원 미만 공사에 대해 순공사원가의 98%가 보장되면서 적정공사비 확보를 통한 공사의 품질과 안전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개정 지방계약법은 지자체가 계약상대자의 계약상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특약이나 조건을 정한 경우 부당한 특약 등은 무효로 하도록 규정했다.

부당 특약 무효 규정이 신설되면서 계약상대자를 대상으로 한 지자체의 갑질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규정은 개정 지방계약법 시행 이후 체결하는 계약부터 적용한다.

이외에도 개정 지방계약법은 지자체와 계약 과정에서 계약상대자가 불이익을 받은 경우 이의신청 처리 기한을 연장해 불이익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확대했다.

그동안 이의신청은 불이익을 받은 날부터 15일 이내 또는 그 불이익을 인지한 날부터 10일 이내에 하도록 하고 있는데, 개정안은 이 기간을 각각 20일, 15일 이내로 연장했다.

계약상대자의 이의신청에 대한 지자체의 조치 결과 통지 기간과 재심 청구 기간도 각각 10일, 15일 이내에서 15일, 20일 이내로 조정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방계약법 개정안이 발의된 지 2년 만에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어서며 저가낙찰 방지장치를 명문화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 “부당 특약 금지 조항의 법률 상향과 이의신청 및 재심 절차 내실화는 계약상대자 권리 보호와 피해자 권리 구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경남 기자 k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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