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공공공사 부문 큰 손으로 귀환
기본계획 未마련 이유로 연말로 발주 미뤄
업계 “경기둔화 억제 등 위해 조기발주”

 

[대한경제=정석한 기자] 한국도로공사가 올해 6조1000억원 이상의 발주를 앞두면서 공공공사 부문의 ‘큰 손’으로 귀환한 가운데, 발주 시기를 놓고 건설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65% 이상에 달하는 4조원 가량의 입찰공고가 12월께로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기둔화 억제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조기발주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올해 발주계획을 내놓으면서 △세종∼청주 간 고속도로 4개 공구(1조3000억원) △부산신항∼김해 간 고속도로 3개 공구(1조1000억원) △울산외곽순환 고속도로 3개 공구(9000억원) △당진∼아산 간 고속도로 3개 공구(7000억원) 등의 발주를 12월로 예약했다.

도로공사는 국내 유일의 도로전문 발주기관으로 최근 수십년 동안 대한민국 대동맥을 잇는 고속도로 건설공사를 성공적으로 추진해 왔다.

하지만 최근 몇년간 발주물량이 증발하면서 철도에 대형공사 바통을 넘겼는데, 올해는 6조1000억원 규모의 입찰공고를 앞두고 가장 주목받는 발주기관이 됐다.

문제는 이 같이 4조원가량의 발주가 12월로 예정돼 있다는 데 있다. 도로공사는 모두 종합심사낙찰제 방식을 적용할 예정으로, 민원 등을 이유로 아직 기본계획을 완료하지 못했기 때문에 잠정 연말로 발주시기를 책정했다고 밝혔다.

 

발주시기뿐만 아니라, 공구수와 입찰방식도 소폭 변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수주를 노리는 건설업계는 혼란스럽다는 입장이다.

6조원 이상을 발주하는 것은 건설경기 호조에 대단히 긍정적이지만, 올해 입찰공고를 할 경우 계약은 내년 1분기로 넘어가 올해 실적으로 잡히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특히 올해는 전반적으로 수출ㆍ소비 부진으로 국내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하반기로 갈수록 공공공사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고 건설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공공영업부서 관계자는 “올해 도로공사의 발주 규모는 서울∼세종 고속도로 9개 공구 등이 하반기에 한꺼번에 집행됐던 지난 2017년을 연상하게 한다”며 “대형 SOC(사회기반시설) 발주가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조기 발주를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는 공공기관들의 예정된 공공공사들이 정상적으로 추진되는지 선제적 점검 외에도 하반기 예정된 공공공사의 조기발주에 대한 고민도 추가적으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석한기자 job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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