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지연ㆍ공사 품질저하 야기하는 ‘대못’ 뽑아야
[e대한경제=정석한 기자] 지난 1999년 최초 도입돼 건설산업의 대표적인 대못 규제이자, 선진화에도 역행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주계약자 공동도급제도’의 폐지론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종합건설업계의 99%에 달하는 중소업체들을 중심으로 폐지 목소리를 적극 내고 있어 주목된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종합건설업체(주계약자)가 전문건설업체(부계약자)와 공동으로 건설공사를 원도급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예외적으로 허용된 주계약자 공동도급제도가 여전히 건설시장에 남아 있다.
이에 정부는 당초 발주기관이 주계약자 공동도급제도를 지정하던 방식에서 입찰참가자가 자유롭게 선택하는 방향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이는 건설산업 환경 변화의 영향이 크다. 건설업역 폐지로 종합ㆍ전문 간 칸막이가 사라져 전문업체도 원도급 시장에 자유롭게 참여가 가능해졌다. 때문에 주계약자 공동도급제도 존치 자체가 유명무실해졌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전문건설업계의 건설물량 확보 및 업역 보호논리를 내세우면서 유관 정부부처인 행정안전부에 주계약자 공동도급제도의 ‘유지’를 주장하고 있어, 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다수 업계와 전문가는 이에 대해 주계약자 공동도급제도가 건설산업 발전에 역행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건설산업 경쟁력 확보에도 지장을 주며, 정부 정책 추진에 혼란만 가중시킨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주계약자 공동도급제도는 입찰참가자의 자율적인 공동수급체 구성을 막는 대표적인 반시장적 규제로 인식돼 왔다. 발주기관이 특정 공종에 대해 공동도급을 강제하면서 건설시장의 정상적인 작동을 막았기 때문이다.
최근 행안부가 ‘지자체 입찰 및 계약집행기준 공동계약 운영요령 개정안’을 통해 입찰참가자의 선택에 맡기기로 한 것도 제도의 문제점을 정부가 인지해 개선한 결과다.
그도 그럴것이, 주계약자 공동도급제도는 그간 운영과정에서 종합ㆍ전문 간 하자책임 불분명, 연계공종간 혼선에 따른 공기지연, 공사품질 저하 등 여러 부작용이 발생해 문제가 됐다.
앞서 대한건설협회기 실시한 주계약자 공동도급제도 관련 설문조사에서도 서울시 등 발주기관의 주계약자 공동도급 공사현장에 참여한 종합건설업체들은 공정관리 어려움, 시공책임 불분명에 따른 분쟁 등 아쉬움을 호소했다.
건설공사 입찰단계에서 자격을 충족하는 전문건설업체가 부족한 경우, 종합건설업체의 입찰참가 기회가 박탈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특정 공종에서는 전문건설업체가 종합건설업체를 역선택해 리베리트를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건협 관계자는 “종합건설업계의 99%가 중소업체인 데다, 특히 주계약자 공동도급제도 건설공사에 참여하는 업체들은 100% 중소업체여서 제도가 유지되면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석한기자 job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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