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대한경제=박경남 기자] ‘수요 3914명, 공급 1476명’
건설업 안전관리자 수요는 급증하는데,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건설현장의 안전관리자 수요·공급 불균형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안전관리자의 대형건설사 쏠림 현상 등으로 인해 중소건설사들이 안전관리자 확보에 더욱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만큼 안전관리자 수요를 조절하고, 공급을 늘리는 방안이 시급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25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한국건설기술인협회에 따르면 안전관리 분야 건설기술인은 지난 2017년 2만4196명에서 작년 3만898명으로, 5년 간 6702명 증가했다.
연평균으로 보면 1476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내년 7월까지 건설현장에 필요한 안전관리 분야 건설기술인은 3914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안전관리자 공급이 제한적인 가운데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것은 앞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에 따라 안전관리자 선임 대상사업이 내년까지 50억원 이상 80억원 미만으로 확대된 데다, 지난 1월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안전관리자 수요가 급증한 결과다.
또한 발주자와 공공기관이 안전관리 역할을 강화하고 나선 것도 안전관리자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안전관리자 수요·공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실제 지난 3월 취업 플랫폼 ‘사람인’에서 건설·건축 분야 안전관리자 채용공고는 무려 2360건으로, 69개 직무·직업별 채용공고 중 가장 높은 비중(13.0%)을 차지했다.
안전관리자 몸값이 금값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안전관리자 공급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건산연이 중소·중견건설기업 303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 70% 이상이 최근 1년 간 안전관리자 수급 여건이 악화됐다고 답했고, 최근 1년 간 계약기간 이내에 안전관리자가 이직·퇴직한 경우가 있다는 응답도 무려 39.7%에 달했다.
안전관리자 취업 지원자 수가 감소했다는 의견도 중소기업 65.3%, 중견기업 71.4%, 안전관리자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산업안전보건관리비가 부족하다는 응답도 중소기업 70.6%, 중견기업 76.2%로 나타났다.
안전관리자에 대한 높은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중소건설기업을 중심으로 안전관리자 수급 문제가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건산연은 안전관리자 수요·공급의 불균형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파른 안전관리자 수요 속도를 조절하고, 안전관리자를 조속히 공급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80억원 미만 공사의 안전관리자 의무 선임 유예, 교육 이수를 통한 안전관리자 자격인정제도 재도입, 중소건설기업 안전관리자 인건비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최수영 건산연 연구위원은 “안전관리자 선임 대상사업 확대는 대부분의 중소건설기업에게 적용되는 제도인 데다, 중대재해처벌법도 상대적으로 본사 안전관리 조직이 취약한 중소건설기업에게 더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안전관리자 공급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경남기자 k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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