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시장환경 맞춰 전혀 새로운 분야 진출도 속도

IT, 유통, 상품권 판매, 자동차 운전교습 등 진출분야도 각양각색

중대재해처벌법ㆍ원자재값 상승 등 악재 대응 지속가능성 위한 행보

 

[e대한경제=김희용 기자] 건설업계가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대응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나섰다.

그간 건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유관 분야 확장에 그쳤다면,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코로나 등 최근 들어서는 완전히 다른 영역으로의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주주총회를 통해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 태세를 갖추고 있다. 기존 정관을 변경해 새로운 사업목적을 추가, 신설하고 있다.

우선 가장 진출이 두드러진 신사업 분야로는 친환경을 꼽을 수 있다.

DL이앤씨는 지난 24일 주총에서 △이산화탄소 포집ㆍ활용ㆍ저장(CCUS)과 탄소 자원화 사업 설계, 시공ㆍ운영에 관한 일체의 사업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업 △고압가스 저장ㆍ운반업, 위험물 저장ㆍ운반업 △신기술 관련 투자, 관리 운영 사업과 창업 지원 사업 등을 정관에 추가했다.

이 회사는 정관 변경에 앞서 CCUS 사업 진출을 위한 준비 작업도 선행했다. CCUS는 이산화탄소를 산업원료 및 제품으로 재생산하는 핵심 기술로 탄소 중립을 위한 가장 현실적 대안으로 꼽힌다. 이를 위해 지난달 국내 첫 탄소네거티브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서해그린환경과 탄소 포집 사업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중견건설사들 역시 친환경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지난 25일 주총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생산ㆍ판매업 △신재생에너지 건설 및 투자업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유지ㆍ관리ㆍ운영사업 △풍력발전사업을 정관에 추가했다.

HJ중공업도 최근 △풍력발전시설 제조ㆍ자재구매ㆍ공사ㆍ장비설치ㆍ유지관리 및 운영 △에너지저장장치(ESS) 자재구매 및 설치공사ㆍ유지관리 및 운영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계룡건설산업은 친환경 분야를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28일 주총에서 △태양광 발전 및 전력중개업 △폐기물 및 부산물 연료화 사업 등을 사업목적에 더했다.

눈에 띄는 것은 ITㆍ유통ㆍ금융 등 전혀 새로운 분야의 사업목적도 추가되고 있다는 점이다.

GS건설은 수년 전부터 해오던 수처리 관련 사업을 넘어 청정 수산물 생산 기술인 스마트양식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회사는 최근 신세계푸드와 친환경 연어 공급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GS건설이 민간투자자로 참여한 부산 스마트양식시설에서 생산될 연어를 소비자에 공급하기 위해 신세계푸드와 공동 상품개발 및 홍보와 판매를 상호 협력하는 구조다.

앞서 GS건설은 2020년 7월 부산광역시와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부산 기장군에 스마트양식 테스트베드를 2023년 준공을 목표로 건설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국내 유통되는 연어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지만, GS건설이 국내 최초로 친환경설비를 마련하면 유통과정을 줄여 소비자에게 보다 신선하게 연어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

 

 

한신공영의 경우에는 지난 24일 자동차 운전교습업과 함께 △조립구조재 조립ㆍ설치ㆍ시공업 △건축ㆍ토목자재 도소매업 △건축ㆍ토목자재 수출입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29일 주총을 통해 신사업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다.

유통업과 도ㆍ소매업을 비롯, 판매시설 운영업 △물류단지개발업 △물류업 △물류창고업 △운수업 △데이터센터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 변경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코오롱글로벌 역시 이날 주총에서 △상품권 판매업 △금융 상품 중개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 변경안을 의결해 사업 범위를 더욱 넓힐 방침이다.

DL건설도 토지정보 플랫폼 관련 신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 바 있다. △소프트웨어ㆍ정보처리 개발 및 공급업 △지식ㆍ정보ㆍ기술ㆍ상표권 및 라이선스 등 무형자산과 지적재산권 관리ㆍ판매 및 관련 용역사업 △시장조사ㆍ자문 및 컨설팅업 △전자상거래 및 기타통신판매ㆍ통신판매중개업 등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7월 사내벤처로 탄생한 토지 솔루션 플랫폼인 ‘랜드테크컴퍼니’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랜드테크컴퍼니는 프롭테크 기술을 적용한 토지 정보 플랫폼이다.

이처럼 건설업계가 신사업 진출에 열을 올리는 것은 건설산업에 대한 리스크를 낮추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건설산업은 각종 정책과 시장규제에 따라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특성이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경영책임자 등이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돼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국제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건설공사 수익률 저하도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업계에서도 주택시장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는 절실함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용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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