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사들 2월분부터 평균 18% 가격 인상

레미콘연합회, 지역별 이사장 간담회 소집

23일 2번째 논의 후 협상단 꾸려 대응키로

건설업계도 수급불안 압박 속 ‘노심초사’

 

[e대한경제=최지희 기자] 시멘트와 레미콘 업계가 역대 최대폭인 18% 시멘트 가격 인상안을 두고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을 차린다. 두 업계 간의 협상 결과에 따라 권역별 레미콘 단가가 결정되기 때문에, 협상 테이블을 향한 건설업계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레미콘공엽협동조합연합회는 지난 17일 지역별 이사장을 전원 소집해 시멘트 가격 인상안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국내 시멘트 7개사는 유연탄과 요소수 등 원가 인상 압박요인을 반영해 2월 출하분부터 ㎥당 9만1000∼9만3000원까지 약 18% 인상(1만4000원)을 단행한 바 있다.

통상적으로 시멘트 업계가 단가 인상안을 결정하면, 인상된 가격으로 제품 출하를 우선 진행한 뒤 한 달 후부터 수요산업인 레미콘 업계와 단가 협상에 착수한다.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은 마이너스 계산서를 발행하고, 인상안이 확정되면 인상분이 소급적용되는 방식이다. 두 업계는 작년에도 약 2개월간 협상을 통해 7년 만에 시멘트 단가 5.1% 인상에 합의한 후 7월 출하분부터 적용한 바 있다.

올해 시멘트-레미콘 업계 간의 가격협상은 그 어느 때보다 난항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시멘트 업계가 요구하는 18% 인상안이 역대 최대폭이기도 하지만 가격인상 협상이 타결된 지 8개월 만에 추가 인상이란 점이 협상의 걸림돌이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사상 초유의 원자재 대란인 점은 인정하지만 이렇게 비정기적으로 가격을 올리면, 1년에 딱 한 번만 건설업계와 단가 협상이 가능한 레미콘 업계는 상당 기간 적자 생산을 감내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러한 애로사항은 지난 17일 열린 업계 간담회에서도 주요 의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 참석자는 “시멘트 18%에 이어, 골재 10%, 운반비 10% 외에 모래ㆍ플라이애시 등 모든 원가가 10∼20%씩 올라가며 공장 문을 닫을 지경”이라며, “시멘트 업계가 요구하는 18% 인상안은 지나치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레미콘 업계는 오는 23일 한 차례 더 간담회를 소집해 시멘트 가격 인상폭에 대한 업체들의 의견을 취합한 후 협상팀을 꾸려 시멘트 업계와 본격적인 협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사상 초유의 원자재 대란 속 극심한 원가 압박을 받는 건설업계도 두 업계의 협상 결과에 대해 노심초사하고 있다. 시멘트가 레미콘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만큼, 시멘트-레미콘 업계 간의 협상 결과에 따라, 건설업계도 레미콘 단가를 올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 측은 “1년에 한 번 가격 협상이 원칙인데 협상이 마무리된 지 3∼4개월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벌써 추가 인상을 요구하는 권역이 나오고 있다”며, “시멘트와 레미콘 업계 간 협상이 4월 중 타결되면 상반기 중 지역별로 재협상 요구가 빗발칠 것으로 보인다. 원칙적으로는 협상에 응하면 안되는데, 수급이 불안하다 보니 사면초가에 직면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최지희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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