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공단, 유찰됐던 3965억원 제4공구 재공고… 시공경험평가 만점 공사실적 300%→100%로 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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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철도공단이 총 공사비 2조3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고속철도 건설사업인 ‘평택~오송’ 복복선화 정상화를 위해 입찰 문턱을 낮췄다.

이 사업 4공구 재공고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 서류제출 마감시한(11월8일)이 2주가량 남은 만큼, 사업 정상화를 위한 마지막 퍼즐인 경쟁성립이 될지 업계가 촉각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가철도공단은 지난 22일 턴키 방식 추정금액 기준 3965억원 규모의‘평택~오송’ 복복선화 제4공구 건설공사 재공고를 내고 입찰 참여 조건을 변경했다. 지난달 최초 공고 당시 시공경험평가 만점의 범위를 공사실적의 300%에서 100%로 하향 조정한 것이 골자다. 일례로 배점 48점으로 진행되는 시공경험평가 심사 항목 중 ‘최근 10년간 해당공사와 같은 종류의 공사실적’ 만점 범위는 애초 24만180m에서 8060m로 대폭 축소됐다. 국가철도공단이 시공경험평가 만점 범위를 기존의 3분의 1수준으로 축소한 이유는 이 사업 4공구 유찰의 원인을 실적 문턱이 높다고 판단한 결과다.

국가철도공단 관계자는 “교량공사나 토공 구간이 섞이면 합산해 실적을 확보할 수 있지만, 평택~오송 복복선화 4공구는 100퍼센트 터널 공사로 진행된다”며 “이에 실적 만점을 받을 만한 건설사 컨소시엄은 국내에서도 드문 만큼, 실적 확보가 다른 공구에 비해 제한적이라 판단해 참여할 수 있는 건설사의 범위를 늘리는 방향으로 입찰 조건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특히 시공경험평가 만점 범위를 축소하면 기존 유찰 원인으로 지목됐던 지역의무 공동도급 문제도 해소될 것이란 게 공단의 예상이다. 이 사업 4공구는 세종특별자치시 소정면ㆍ전의면ㆍ전동면 일원서 진행돼 지역의무 공동도급 비율 20%는 세종시에 법인등기부상 본점 소재지가 있는 자로만 설정된 바 있다. 이에 업계에선 지역의무 공동도급 지분 20%를 확보할 만한 건설사는 세종시에 금성백조건설 외엔 없어 공동도급 설정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국가철도공단은 의무 공동도급 해당 지역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국가계약법 시행령에 의무 공동도급 비율과 지역이 명시돼 변경 자체가 어려운 만큼 자체 규정과 권한의 범위 내에서 최선의 카드를 꺼냈다는 설명이다.

국가철도공단 관계자는 “철도 기술형입찰에 참여하는 컨소시엄은 통상 대표 주관사 혹은 핵심 공동도급사 1~2개 회사로 입찰참가가 가능한 실적을 확보할 수 있어 지역업체가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국가철도공단이 장고 끝에 4공구 재공고를 발표하면서 이 사업 경쟁 성립 여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앞서 4공구 최초 공고 당시엔 동부건설 컨소시엄만 참여해 유찰된 바 있다.

만일 이 사업 제4공구가 재공고에도 유찰되면 후폭풍이 크게 몰아칠 전망이다. ‘평택~오송’ 복복선화 사업 자체가 과부하 상황인 ‘평택~오송’ 구간 고속철도 선로 용량을 두 배로 확장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인천발, 수원발 KTX 직결사업으로 인해 목표 시기인 2027년 개통을 무조건 맞춰야 하는 시급한 공사로 꼽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평택~오송’ 복복선화 건설공사 나머지 공사는 이미 현장설명회를 끝내고 기본설계 작업에 돌입했다”며 “철도공사에서 1개 공구라도 지연되면 전체 노선의 정상적인 운영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성엽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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