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철도공단이 추진하는 계약제도 개선의 큰 줄기는 먼저 계약제도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규제완화 △정부정책 선도 △행정간소화
3개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규제완화 분과와 관련, 국가철도공단은 지난달 9월 턴키 방식 ‘평택~오송 복복선화’ 건설공사를
시작으로 기술제안입찰이나 턴키 입찰 안내서 중 공사로 인한 피해보상 및 민원 해결은 계약상대자의 책임이 있는 경우로 한정했다. 그동안 공단
기술형입찰의 입찰안내서에는 계약상대자가 대인ㆍ대물 피해에 대해 책임을 진다고 명시했다. 이는 계약상대자인 건설사의 권리를 불합리하게 제약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공단은 발주처와 계약상대자 간 불공정 계약조건이 포함되지 않도록 입찰안내서 개선 요구를 수용키로 했다.
또한,
행정절차 간소화를 위한 입찰참가도서 제출 부수도 낮출 계획이다. 불공정 관행 개선으로 갑질문화를 근절하겠다는 목표다.
이달
국가철도공단 계약 입찰공고문에는 협력사의 인권을 존중하는 내용, 협력사에도 이의 동참을 요구하는 내용이 포함된다. 공단과 협력사 간 계약 시
없었던 협력사의 인권을 존중하는 항목을 공고문 단계에서부터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제재근거가 없던 과도한 규제도 폐지됐다. 공단은
4월부터 공사 기준을 개정해 공사ㆍ용역ㆍ구매계약 시 신인도 평가항목 중 국가계약법령 등 상위법령에 근거가 없었던 ‘서면경고에 의한 감점’ 제도를
폐지했다. 종합취득점수 10% 감점 규칙도 폐지됐다. 공단은 입찰 시 부정자료를 제출한 참여자에 대해선 2년간 종합취득점수에서 10%를
일괄적으로 감점해왔다. 하지만 이는 국가계약법령에도 근거가 없어 업체와 법적 분쟁 발생우려가 높았다.
국가철도공단은 제도개선을
통해 건설 생산체계 개편, ESG 경영 등 범정부정책에도 선도해 나가겠다는 목표다. 공단은 이달부터 물품구매를 위한 낙찰적격심사 시 탄소배출
저감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적격심사 신인도 평가에 친환경 우수기업에 대한 가점을 부여해 친환경기업의 수주 기회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시설공사 중 부대공사 판단기준도 정립했다. 공단은 6월 시범사업을 거쳐 철도건축공사 중 주된 공사와 부대공사 판단기준에 부합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전문건설업체의 업무범위와 시공자격을 명확히 설정해 불필요한 마찰을 사전에 제거하고 역량을 확보한 업체의 입찰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공단의 대표적 과잉규제로 꼽혔던 이중규제 제도도 폐지했다. 공단은 신인도 평가에 입찰참가자격제한이 끝난
후에도 제재기간에 따라 신인도에서 또다시 감점을 해 온 바 있다.
용역계약에서도 각종 갑질조항이 폐지됐다. 공단은 ‘용역계약
특수조건’에 유지해 온 “공단의 조치에 대해 계약상대자는 민ㆍ형사상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는 조항을
폐지했다.
건설사업관리용역 평가 시 공동수급체 구성원이 부도 상태가 되면 잔존 구성원의 출자비율이나 분담내용을 변경할 수 있도록
개선된다. 현재 공단은 건설사업관리용역 공동수급체 평가 때 구성원이 부도 상태인 경우, 그 구성원의 참여 지분율을 잔존 구성원에게 배분하지 않아
구성원 부담이 컸다. 특별한 기준이 없었던 추가과업에 대한 비용부담도 개선됐다. 공단은 설계서 일반과업내용서에 ‘추가과업 요구 시 계약법령을
기준으로 계약금액을 협의해야 한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입찰 행정도 대폭 간소화됐다. 100억원 미만 종합공사와 50억원 미만
전문공사 경영상태 평가 시 신용평가 등급 제출이 가능해졌다. 과거 공단은 이 구간 사업 경영상태를 재무제표로만 평가해왔는데, 신평사 평가가
유리한 업체는 앞으로 신평등급 자료 제출로 갈음할 수 있게 됐다.
간이형 종합심사낙찰제 하도급계획 평가는 종합심사점수 최고점인
자에게만 진행해 중소건설사 참여 부담을 덜어줬다. 공단은 앞서 간이형 공사 모든 입찰자에게 하도급계획서 제출을 의무화해 왔다. 이에 입찰자
추가인력 투입 등 부가 비용을 부과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종심제 공사 PQ 평가서류 수기제출 폐지와
낙찰적격심사 사본제출도 폐지됐다. 6월부터 국가철도공단 전자조달시스템 계약서의 단순 데이터 변경 권한도 확대됐다. 대표이사 이름, 업체주소,
연락처 등 단순 데이터는 대표사외 변경사항이 있는 구성회사도 직접 변경신청이 가능해졌다. 과거엔 단순 데이터 변경 자체도 모두 대표사만
변경권한이 있어 업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임성엽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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