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작년말보다 더 악화, 삼호>남광>벽산>진흥 순 올 들어 중견 건설사들의 재무상태가 지난해보다 더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견 건설사들의 ‘도미노 위기설’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부채비율 급증이 장기화될 경우 자금난을 못견딘 건설사들의 부도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시공능력순위 21~50위권 건설사들의 1분기 부채비율 평균은 235.8%로 지난해 말보다 9.5%p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분기 실적보고서를 공시한 12월결산 상장법인 중 19개사를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다.
부채비율(부채총액/자본총액)은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보는 제 1의 척도로, 이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구조가 불건전하므로 지불능력이 문제가 된다.
조사대상 중견 건설사 가운데 절반이 넘는 10곳이 200%가 넘는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가장 높은 곳은 384.2%를 기록한 삼호. 지난해 말보다 2.4%p 증가했다. 워크아웃 중인 관계로 차입금이 많은데다, 운전자금 부담과 영업환경 악화 등이 겹친 탓으로 분석된다.
그 뒤를 이어 남광토건과 벽산건설, 진흥기업과 풍림산업이 300%를 웃도는 높은 부채비율을 보였다. 특히 진흥기업은 지난해 말 대비 부채비율이 60%p나 상승했다. 영업적자로 인해 320억원대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운전자금 부담이 늘면서 부채비율이 급격히 올라간 것이다. 벽산건설은 1조2917억원으로 부채총액이 조사대상 중 가장 높았다.
풍림산업은 지난해 말 대비 부채비율이 6%p 줄면서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부채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KCC건설. 1분기 KCC건설의 부채비율은 122.5%로 지난해말(145.4%)보다 23%p 줄어 재무구조가 점차 안정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계룡건설산업(149.8%)과 신세계건설(152.5%)도 19개 건설사 중 비교적 낮은 부채비율을 보였다. 특히 신세계건설은 차입금 상환 덕분에 1분기 부채비율이 작년말보다 65%p나 줄면서 감소폭이 가장 컸다.
기태훈 한신정평가 연구원은 “현재 부채비율에서 PF(프로젝트 파이낸싱)까지 포함하면 중견 건설사들의 평균 부채비율이 350%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윤진일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사들의 부채비율이 140~160%대로 점차 개선해가고 있는 만큼 중소형사들도 부채비율을 좀 더 낮춰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