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점수 40% 상향에 4공구 경쟁구도 형성 불발 조짐
총 공사비 2조2000억원 규모 ‘평택~오송’ 복복선화 건설공사의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 마감을 앞두고 건설사 간 수주 전략 수립이 분주한 가운데, 벌써부터 유찰의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총 연장 46.4㎞ 구간을 바게트 빵을 자르듯 공구를 일정 길이로 분할해 발주하면서 한 공구라도 유찰되면 사업 전체가 지연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가철도공단은 오는 10월 8일 이 사업 5개 공구의 PQ 서류 제출을 마감한다. PQ 마감이 임박하면서 공구별 경쟁구도도 윤곽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우선 추정금액 기준 4426억원의 1공구는 GS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간 3파전 경쟁이 예고됐다. 특히 3개사는 모두 시공능력평가액 상위 10위 내 대형 건설사로 별들의 전쟁이 연출될 전망이다.
공사비 6285억원으로 ‘평택~오송’ 복복선화 건설공사 최대어로 꼽히는 2공구도 대형건설사 간 경쟁이 성립될 예정이다. 2공구는 현대건설과 SK에코플랜트가 사업을 준비 중이다.
3공구(3299억원)는 극동건설과 태영건설, 5공구(4787억원)는 DL이앤씨와 쌍용건설 간 경쟁이 예고됐다. 한화건설은 이 사업과 ‘여주~원주’ 복선전철 건설공사 중 참여를 놓고 고심 중이다.
문제는 4공구(3967억원)다. 이 사업 4공구 참여를 준비 중인 건설사는 동부건설 1개 회사가 유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다음 달 8일 PQ 마감결과, 4공구가 유찰될 경우 사업의 장기 지연이 불가피해지면서 국가철도공단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현재 이 사업은 ‘평택~오송’ 구간의 선로용량 한계로 국가철도공단 사업 중 착공 자체가 가장 시급한 사업으로 꼽힌다. 이 구간의 선로용량 한계는 190회인데 이미 일일 통행량이 이 수준에 육박했다. 복복선화 사업이 준공돼야 현재 과부하로 제한된 일일 선로용량 190회를 2배인 380회로 확대할 수 있고, 확대된 선로용량에 맞춰 수원발ㆍ인천발 KTX 열차 운행도 파행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철도 노반공사는 1개 공구라도 사업이 지연되면 철도 노선 활용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1, 2, 3, 5공구가 준공한 들 4공구 준공이 늦으면 전체 노선 개통도 지연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4공구가 실제 유찰될 경우, 국가철도공단은 유찰 사태를 야기한 직접 원인 제공자라는 비판에 직면할 전망이다. 이번 사업 입찰안내서 심의 과정에서 김한영 이사장의 가격 배점 확대 정책이 4공구의 유찰 가능성 높인 결정적 배경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4공구 참여를 준비 중인 동부건설은 ‘강릉~제진’ 건설 공사에서 계룡건설에 패하기 전까지 2연승을 거둔 철도 기술형입찰의 강호다. 특히 3967억원 규모의 4공구는 기타 공구 대비 원가율이 높을 것이란 분석까지 나오는 마당에 가격 배점까지 40%로 책정돼 심의에서 이기고도 가격개찰에서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 종합하면, 경쟁을 꺼리게 하는 구도를 국가철도공단에서 스스로 제공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설계 대 가격 비중이 70대 30인 1공구는 3파전 경쟁성립이 예고됐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가격경쟁을 유도해 국가세금을 아끼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택~오송 복복선화 사업처럼 긴급성과 고도의 기술력까지 요구하는 공사에 가격경쟁을 유도하는 것은 기술형입찰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4공구가 유찰되면 공사 지연에 따른 피해는 인천발, 수원발 KTX 이용을 원하는 국민이 고스란히 입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엽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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