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릴라성 집중호우 동반 주 후반부터 전국이 장마전선 영향권
건설현장 중대재해 위험성 증가…업계, 긴장 속 사고예방 총력
39년만에 가장 늦은 ‘지각 장마’가 이번 주 후반부터 한반도를 애워쌀 것이란 전망에 전국 건설현장이 긴장감에 휩싸였다.
최근 광주 재개발 철거현장 참사 등 각종 사망사고로 인해 건설현장에 대한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게릴라성 집중호우로 인한 안전사고 위험도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철근 등 건설자재 수급난으로 인한 공정관리의 어려움은 여전하지만, 건설사 및 현장마다 집중호우 등 재해ㆍ재난 대비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기상청은 28일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그동안 한반도 상공에 찬 공기가 철옹성처럼 버티고 있었지만, 서서히 기압계 동향이 바뀌고 있다”며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커지면서 정체전선이 서서히 북상하며 장마전선을 형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체전선이 올라오고 서쪽에서 접근한 저기압이 어우러지면서, 다음 달 2일께 제주, 4일 이후로는 전국이 장마의 영향권에 들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기상청은 올여름 장마는 지난 1982년(7월5일) 이후 39년만에 가장 늦게 시작되지만, 매우 요란한 빗줄기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지역별로 시간당 80mm를 넘나드는 게릴라성 집중호우를 내리는 비구름이 전국을 강타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 같은 예보에 건설현장에도 전운이 감돌고 있다.
통상 장마철에는 대부분의 옥외작업을 중단하기 때문에 사망사고는 상대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 5년 6∼8월간 건설현장 사고사망자 수만 보더라도, 2016년 136명에서 △2017년 116명 △2018년 125명 △2019년 118명 △2020년 98명 등으로 줄었다.
하지만 올해 상황은 조금 다르다.
이미 지난 5월부터 장마와는 별개로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화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3월 부터 계속된 철근값 급등과 수급대란 등으로 공정관리에 차질을 빚은 건설현장이 많다는 점도 문제다.
빠듯한 공기를 맞추려다 보면, 작업량 증가로 인해 장마철 사고 위험성도 증가할 수 있어서다.
한 건설안전 전문가는 “지난달의 경우 평년 대비 2배 이상의 강수량이 기록될 정도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지반 약화로 인한 장마철 구조물 붕괴 위험이 커졌다”면서 “올 장마철에는 그 어느 해 보다도, 붕괴 위험이 높은 건설현장 인근의 옹벽과 흙막이, 동바리 등에 대한 안전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업계도 최근 광주 철거현장 참사를 비롯, 건설현장 사망사고에 대한 사회적 이목이 집중돼 있어 장마나 집중호우 등 자연재해도 결고 ‘면죄부’가 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건설사들도 현장마다 선제적인 구조물 안전보강 조치를 실시하고 근로자들에 대한 안전교육을 강화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발빠른 건설사의 경우에는 이미 동바리 붕괴위험 모니터링시스템을 가동하며 안전관리에 나섰고, 스마트 계측관리 등 다양한 안전시스템ㆍ장비를 활용한 예방조치를 서두르고 있다.
한 건설현장 관계자는 “올 여름 장마철에는 공기 준수 등 공정관리도 보다 안전사고 예방이 훨씬 중요해, 작업장와 관리자는 물론, 본사 차원에서도 매일 수차례 안전조치를 확인ㆍ점검하고 있다”며 “계절적 위협요소가 많은 시기지만, 모든 현장이 단 한 건의 중대재해도 발생시키지 않겠다는 각오로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권성중기자 kwon88@
〈ⓒ e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