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안제시형 낙찰제’가 구체적인 심사기준과 시범사업 대상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실험을 앞두고 있습니다.
황=‘대안제시형 낙찰제’는 입찰자가 시공방법 등에 대한 창의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우수제안자 간 경쟁을 통해 낙찰자를 선정하는 제도로, 1000억원 이상 종합심사낙찰제 공사를 대상으로 합니다.
박=정부는 현재 입찰제도의 패러다임을 기술 중심으로 전환하고, 공공건설공사의 적정공사비 확보를 위해 다양한 입찰제도를 실험 중인데요. ‘간이 종심제’, ‘종심제 동점자 처리기준 개선’ 등과 함께 ‘대안제시형 낙찰제’가 그 실험 대상 중 하나입니다. 이르면 이달 말 안흥~방림1 국도건설공사가 ‘제1호 대안제시형 낙찰제’로 공공건설시장에 첫 선을 보일 예정입니다.
한=당초 ‘대안제시형 낙찰제’는 1단계 심사 후 2단계 심사 대상 업체 5곳이 고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가장 컸는데요.
황=정부가 1단계 심사를 공사수행능력, 사회적책임, 시공계획 평가 등의 점수를 합산한 ‘정량평가’로 실시하기로 하면서 ‘그들만의 리그’가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박=그래서 정부가 고심 끝에 꺼내든 카드가 1단계 심사에서 공사수행능력 분야의 제안요약서와 일반공종에 대한 입찰금액을 평가하기로 한 겁니다. 제안요약서 평가를 통해 간략하나마 ‘정성평가’ 요소를 넣고, 부분적인 입찰금액 평가로 일부 업체가 항상 상위를 차지하는 것을 막는 동시에 제안요약서와 입찰금액에 따라 2단계 심사 기회를 고르게 가질 수 있게 하겠다는 거죠.
한=그렇다면 2단계 심사의 주안점은 뭔가요.
황=2단계 심사는 50점의 배점으로 주어지는 대안제안서 평가와 물량산출 및 산출내역서 심사가 기존 종심제와의 큰 차이점입니다.
박=대안제시 적정성에 대한 평가는 시공성과 기능성, 디자인, 공기단축 제안에 중점을 두고 평가합니다. 주목할 건 물량내역서인데요. 대안제시 허용 공종에 대한 물량내역서는 발주기관이 배부하지 않고, 설계도면, 시방서를 제공합니다. 이를 토대로 입찰자가 공종·물량·규격·단가 등의 입찰내역서를 직접 작성·제출하게 됩니다. 대안제시 허용 공종에 대해선 사실상 ‘순수내역입찰’ 방식이 적용되는 거죠.
한=‘대안제시형 낙찰제’에 대한 시장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황=아직까지 시범사업이 입찰공고되지 않아서인지 뜨뜨미지근한 반응이네요.
박=실제 대형건설사들은 ‘대안제시형 낙찰제’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팽배합니다. 기술형입찰에 집중하기도 버거운 상황에서 검증되지도 않은 ‘대안제시형 낙찰제’에 시간과 비용을 투자할 여력이 없다는 건데요. 현재로선 ‘대안제시형 낙찰제’에 큰 관심을 두고 있지는 않지만, 막상 시범사업이 발주되면 일감 확보 등을 이유로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서 흥행 여부는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PQ) 때 뚜껑을 열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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