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내달 제도개편 방안 발표 계획 속 공공성 훼손 우려 ‘부정적’



민간투자사업 활성화를 위한 민간투자제도 개편 방안이 이르면 10월 중으로 발표된다.

정부는 업계 건의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최초제안자 우대 점수를 5%로 현실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공공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업계에서는 실질적인 민자사업 활성화를 위해 우대 점수 현실화가 반드시 필요하며 이마저도 어렵다면 보상비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18일 관계기관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민간투자제도 개편 방안의 세부 내용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검토가 마무리되면 오는 10월 중순이나 늦어도 11월 중으로는 개편 방안을 발표할 전망이다.

특히, 기재부는 이번 제도 개편 방안 마련을 위해 건설업계에서 건의한 내용을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가 지난 7월 건의한 △최초 제안자 우대 점수 현실화 △정부 고시사업 활성화 △민자사업 추진 방식의 다양화 △최소 자기자본 비율 인하 △노후 인프라에 대한 민자사업 추진 △BTL 민간제안사업 활성화 등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발표 시점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늦어도 11월까지는 마무리해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건설업계의 모든 의견을 반영하기는 무리이며 가능한 부분은 검토해서 반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중 핵심적인 부분은 민자사업 최초 제안자 우대 점수 현실화다.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에 따르면 주무관청은 제3자 제안공고 시 최초 제안자에게 우대 점수(총 평가점수의 10% 이내)를 부여할 수 있다. 우대 점수는 ‘민간투자 적격성 분석(VFM) 비율’에 사업제안서 적정성 평가를 합해 산정한다.

하지만, SOC포럼이 최근 10년간 제3자 공고에 나선 30여개 민간투자사업을 분석한 결과, 최초 제안자 우대 점수율은 평균 0.8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업계에서는 최초 제안자에게 5%대의 우대 점수를 책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평택동부고속도로처럼 우대 점수가 낮으면 최초 제안자가 수주 경쟁에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신규 민자사업 제안이 뚝 끊긴 것”이라며 “최소 5% 이상의 우대 점수를 부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기재부 내에서는 업계가 요구한 5%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최초 제안자를 우대하면 신규 민자사업을 제안할 수 있는 유인책은 되지만, 업체들 간 경쟁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공성 훼손뿐만 아니라 복합적 요인들을 고려해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및 관계기관의 말을 종합해 보면 기재부는 이번 제도 개편 방안에 2%대의 우대 점수를 책정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기재부가 우대 점수 현실화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면 최초 제안자에 대한 보상비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초 제안자가 제3자 공고에서 탈락하면 설계 등에 소요된 비용을 보상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보상비에 대한 현실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비용 보전을 위해 사업을 제안하지 않고 제3자 공고 시에만 들어가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초 제안자가 제3자 공고에서 탈락할 경우 평균 30억∼50억원의 비용이 증발하는 것”이라며 “정부에서 비용 보상이 부담스러우면 제3자공고에서 사업을 따낸 곳의 총사업비에 보상 비용까지 책정해 지급하는 방안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현기자 l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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