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열린 ‘조달청장 초청 건설업계 간담회’에서 건설업계의 목소리는 ‘적정공사비 확보, 공정성·투명성 강화, 입찰부담 완화’로 모아졌다.

 우선 건설업계는 적정공사비 확보를 위해 제비율 산정방식 개선 등 요율을 현실화하고, 수시가격조사 재조사 기간을 단축해줄 것을 요구했다.

 현재 건설현장에선 품질·안전 기준 강화, 폭염·미세먼지 등에 따른 공사 중단과 각종 규제 도입 등으로 인해 지출해야 하는 간접노무비와 일반관리비, 기타 경비 등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공사원가 산정 때 적용되는 표준품셈 하향조정 등 제도 변화로 직접공사비는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연동해 일정요율이 적용되는 실질 간접노무비 등은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다.

 간접노무비율 등이 부족하면 현장에서는 안전과 품질 확보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건설업계는 조달청에 간접노무비율을 현실화하고, 일반관리비율의 상한을 현행 6%에서 8%로 상향조정해줄 것을 건의했다.

 수시 가격조사 재조사 기간을 단축해 달라는 의견도 나왔다.

 조달청은 시설공사 가격조사 및 관리업무 규정을 두고 있는데, 공사원가 계산 DB에 등록된 대상 품목이 3년 이상 경과한 경우 가격 재조사 또는 별도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재조사 기간이 3년으로 규정돼 있다보니 장기간 재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시장가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건설업계는 가격조사 관리 기간을 3년 이상에서 1년 이상으로 단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달청이 올해 시설분야 중점과제로 설정한 ‘대안제시형 낙찰제’와 ‘간이 종합심사낙찰제’도 적정공사비 확보의 연장선상에 있다.

 정부의 국가계약제도 실험은 적정공사비 확보와 선의의 경쟁환경 조성을 위한 것인 만큼 이들 제도 역시 적정공사비를 책정하고, 기존 입찰참여자 수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건설업계는 입을 모았다.

 공정성·투명성 강화는 기술형입찰의 설계심의 제도개선 방향과 그 맥이 닿아 있다.

 기술형입찰은 설계심의위원의 전문성과 공정성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게 사실이다.

 건설업계는 그동안 기술형입찰 설계심의의 분야별 평가내용 등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거쳐 평가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적격심사 입찰참여에 따른 부담을 완화해 달라는 건의도 이뤄졌다.

 현재 추정가격 100억원 미만 50억원 이상 공사의 적격심사 경영상태는 감사보고서 또는 검토보고서로 평가하고 있다.

 반면 50억원 미만 공사에서는 정기결산서에 의한 평가 때 감사보고서나 검토보고서로 평가하지 않고 있다.

 50억원 미만 공사와 달리 100억원 미만 50억원 이상 공사에서 외부감사 대상이 아닌 업체에 감사·검토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것은 중소건설업체에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건설업계는 100억원 미만 50억원 이상 공사의 경영상태 평가 과정에서 감사·검토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규정을 손질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 외에도 건설산업 생산체계, 안전·품질 확보 등과 배치되는 주계약자공동도급, 기계설비·소방시설공사 분리발주 등도 지양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박경남기자 knp@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무단전재 및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