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방문 인구센서스 올해가 마지막
인터넷 응답시 사회봉사시간 인정, 고위층 밀집 주거지역에 협조공문 발송
5년마다 전국 가구를 방문하는 방식의 인구주택총조사(인구센서스)가 올해를 끝으로 역사 속에 사라진다.
IT(정보통신) 시대를 맞아 인터텟으로 인구조사에 응한 가구의 자녀에게 사회봉사활동 시간을 인정하고, 고위층이 밀집한 강남 지역에는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 높은 신분에 따르는 도의적인 의무)'를 강조하는 인구센서스 특별 협조 공문을 발송한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1천800여억원을 들여 '2010 인구조택 총조사'를 오는 11월 1일부터 15일까지 실시할 계획이다.
우선 인구센서스를 위해 조사원들이 전국 가정을 일일이 방문하는 방식은 올해가 마지막이다. 근대적 의미의 인구조사인 인구총조사가 1925년부터 시행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거의 1세기만에 시스템이 전면 개편되는 셈이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전수조사(현장조사)와 표본조사를 혼합한 형식을 사용해왔는데 2015년부터는 가정 방문 대신 행정 자료를 활용하는 등록센서스로 바뀌게 된다. 등록센서스를 실시하면 국민의 응답 부담을 경감하는 동시에 비용 절감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그동안 전국 가구 방문을 통해 인구 통계를 내는데 주안점을 뒀으나 통계의 전산화와 각종 행정 자료의 정확도가 높아짐에 따라 더는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인구센서스를 실시하는 게 효율적이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
한편 정부는 올해의 경우 현장 방문과 인터넷 조사를 7:3의 비율로 하기로 하고, 인터넷으로 인구 조사에 응할 경우 해당 가구의 자녀에게 사회봉사 2시간을 부여하기로 했다. 이는 인구센서스와 관련한 사상 최고 수준의 인센티브다.
사회봉사활동 점수는 자녀의 학교생활에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터넷을 통한 인구 조사 참여가 올해는 매우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해 인구센서스에 참여한 가정을 대상으로 경품 추첨도 실시해 문화상품권을 지급할 예정이다.
통계청측은 "2015년에는 행정 자료를 활용한 등록 센서스로 전환되며 이에 앞서 올해는 인터넷 조사를 확대해 이에 응할 경우 사회봉사활동 2시간을 부여함으로써 참여 의지를 높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서울 강남 등 일부 부유층 밀집지역의 경우 조사원의 출입 자체를 막는 경우가 많아 올해는 이들 부유층을 대상으로 특별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낼 방침이다.
공문에는 사회 지도층의 신분에 따른 책임을 강조하면서 인구센서스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타워팰리스 등 일부 부유층 밀집지역의 경우 조사원의 접근 자체가 안되는 경우가 있어 해당 지역에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강조하는 공문을 보내 적극적인 협조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 인구센서스의 경우 그린센서스 개념이 도입돼 난방 시설 종류, 출퇴근 교통수단, 자전거 등의 조사가 이뤄진다. 자전거 총조사는 올해가 사상 처음이다.
외국인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올해는 외국인 행정 자료 이용과 더불어 법무부 콜센터로 외국인이 전화를 하면 해당 모국어로 통역해 인구센서스를 조사하는 방안도 시도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모든 국가 통계의 시작이 인구센서스인만큼 올해 빠듯한 나라살림에도 불구하고 1천800여억원의 별도 예산을 배정했다"면서 "이번 조사를 토대로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대비한 구체적인 정책을 세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