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안재민 기자] 시공능력평가 180위인 벽산엔지니어링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하는 가운데 중견건설사들의 법정관리 신청이 이어져 ‘4월 위기설’이 재점화하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벽산엔지니어링은 지난 4일 서울회생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벽산엔지니어링은 지난 1978년 설립 이후 건설엔지니어링업계를 무대로 활동하다 지난 2016년 주택 브랜드 ‘블루밍’을 인수하며 주택 시장에 진출했다. 블루밍은 벽산건설의 브랜드였지만 벽산건설이 파산하며 벽산엔지니어링에 넘어왔다. 주택사업을 바탕으로 벽산엔지니어링은 시공능력평가 순위 180위로, 최근에는 주택·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석유·가스·지반·인프라 등 플랜트사업에 집중해왔다.
벽산엔지니어링까지 올 들어서만 중소ㆍ중견건설사 9곳의 법정관리 신청이 잇따라 ‘4월 위기설’이 다시 우려되고 있다.
지난 1월 △신동아건설(이하 시공능력평가 순위 58위) △대저건설(103위) △제일건설(202위) 등 3곳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지난달에는 △삼부토건(71위) △안강건설(138위) △삼정기업(114위) △삼정이앤시(122위) △대우조선해양건설(83위) 등 5곳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신세계건설(33위)은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실적 부진에 시달리다 지난달 24일 자진 상장 폐지됐다.
법정관리를 신청한 건설사들은 부채비율이 대체로 높았다.
건설업계에선 부채비율이 400%를 넘으면 부실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여긴다.
실제 신동아건설(2023년 말 기준 428.8%), 대우조선해양건설(838.8%), 삼부토건(838.5%), 벽산엔지니어링(468.3%) 등의 부채비율은 이미 위험 수준이었다.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건설경기 침체가 3년째 이어지며 건설사들은 생존을 위해 각종 사업을 정리하는 등 자구책을 실행해왔다”며 “경기 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고 금융권이 건설산업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유지하면서 점차 한계 상황으로 치닫는 건설사들이 늘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안재민 기자 j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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