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 가격이 대형 앞서고 보금자리도 싼값명함 '머쓱' 부동산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그동안 생각지도 못했던 '이상현상'들이 벌어지고 있다.
중형 아파트의 3.3㎡당 가격이 대형을 추월하는가 하면 싼 값의 서민주택을 표방한 보금자리주택 분양가가 주변시세보다 높아 ‘가격’이 역전되는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들어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중소형 아파트 가격이 대형 아파트값을 추월한 경우다.
금융규제로 대출부담이 적어 선호도가 높아진데다 1인 가족 등 소규모 가족이 급증하면서 큰 집보다 작고 실용적인 집을 찾기 시작하면서 가격에도 영향을 끼쳤다.
서울 사당동 삼성래미안의 3.3㎡당 매매가를 보면 전용면적 82㎡는 1820만원인데 153㎡는 1563만원으로 소형 아파트 가격이 250만원 가량 높다
서울 금천 두산아파트 역시 전용면적 79㎡의 3.3㎡당 매매가가 1229만원인데 161㎡는 1122만원으로 100만원 가량 낮다.
전반적인 침체 속에서도 특히 중대형 아파트는 거래가 거의 없어 계속해서 가격이 내려가고 있어서다.
또 다른 기현상의 주인공은 보금자리주택이다.
계속되는 시장침체로 주변 시세가 떨어지면서 보금자리주택이 ‘반값 아파트’명함을 내밀기 민망해진 것.
구리 갈매지구 보금자리의 평균 추정 분양가는 3.3㎡당 990만원인데, 인접한 구리 인창동 아파트는 이보다 싼 3.3㎡당 978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남양주 진건지구가 들어서는 인근지역인 남양주시 도농동과 지금동의 평균 시세가 각각 1013만원, 1050만원으로 보금자리주택 최고 분양가인 890만원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다.
시흥 은계지구와 부천 옥길지구는 노후 단지가 많아 주변 시세가 보금자리주택 분양가를 밑돌기도 한다.
시흥시 은행동 평균 가격은 821만원으로 보금자리주택 최고가 890만원에 비해 낮다.
부천 옥길지구 역시 평균 3.3㎡당 시세가 범박동, 소사본동 각각 978만원, 841만원으로 보금자리주택 최고 분양가 890만원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이같은 가격역전현상 때문에 경기권에서는 보금자리주택이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경매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아파트 가격이 계속 하락하면서 경매 물건의 감정가가 시세보다 높은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매일까지는 감정평가를 한 때부터 4~6개월 가량 걸리는데 요즘처럼 한 주새 1000만~5000만원씩 가격이 떨어질 때는 감정가가 시세를 반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달만 해도 송파구 신천동에 롯데캐슬골드 18층 전용 187.7㎡은 28억원에 감정됐지만 현 시세는 21억2500만~25억5000만 원 선이다.
감정가와 시세의 차이가 최고 6억원까지 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