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이후 10건 중 3~4건 수의계약 전환…올해만 20건 웃돌아

 

 

 

[대한경제=백경민 기자] 기술형입찰에 ‘기술’이 사라지고 있다. 최근 유찰되는 기술형입찰 프로젝트가 많아지면서 수의계약으로 전환되는 사례가 대폭 늘어나면서다. 수의계약 비중은 역대급으로 치솟았다.

23일 <대한경제>가 대한건설협회와 건설업계 자료를 바탕으로 최근 5개년 간 유찰된 기술형입찰 프로젝트를 분석한 결과, 총 105개 중 40개에 달하는 사업이 수의계약 수순을 밟거나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0건 중 3~4건은 경쟁 구도를 이루지 못하고 수의계약으로 이어진 셈이다.

지난 2020~2023년 5건 안팎에 머물던 수의계약 사례는 올 들어 20건을 웃돌 정도로 대폭 늘었다. 지난 4~5년 간 추진된 수의계약의 절반 이상에 해당되는 규모다.

최근 수의계약 전환을 선언한 역대급 턴키(설계ㆍ시공 일괄입찰)인 가덕도 부지조성공사를 비롯해 △강남역ㆍ광화문ㆍ도림천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건설공사 △새만금 신항 진입도로 등 개설공사 △계양-강화 고속도로 건설공사(제7공구)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1~2공구 건설공사(건축 및 시스템) △킨텍스 제3전시장 건립공사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심지어 한 건설사는 올해 명함을 내밀었던 모든 기술형입찰 프로젝트가 수의계약으로 전환되는 이례적인 상황을 맞기도 했다.

시장 안팎에서는 수의계약 특성 상 정상적인 입찰을 거친 프로젝트 대비 낮은 낙찰률로 수익성 우려가 도마 위에 오르는 데다, 그에 따른 설계 결과물도 질적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어서 그에 따른 제도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수의계약으로 전환한다고 해서 100% 정상 추진된다는 의미로 볼 수는 없다”며 “건설사에서 생각하고 있는 최소 낙찰률에 미치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길 수밖에 없는 만큼, 수의계약에 따른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들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백경민 기자 wiss@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