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임성엽 기자]국가철도공단이 올해 총 8조2000억원에 달하는 시설공사 입찰을 집행한다. 기술형 입찰 물량은 감소한 대신, 감소분의 이상의 기타공사 물량이 대기 중이어서 ‘철도 르네상스’는 지속한다.
다만, 올해 기술형입찰로 예정된 사업들의 공사비가 현재 원가에 맞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유찰 대란을 막기 위해 공사비 현실화라는 선행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국가철도공단의 ‘2023년 철도공사 발주계획’에 따르면 공단은 올해 총 43건, 8조2003억원 규모의 시설공사 입찰을 집행할 계획이다. 발주계획상으론 지난해 대비 물량과 건수 모두 감소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엔 GTX-B 재정구간 건설공사, 대구산업선 노반건설공사, 신분당선(광교~호매실) 노반건설공사 등 턴키 공사가 역대급으로 집행된 한 해였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52건, 약 12조) 대비 집행 목표 금액은 31.66% 급감했다. 입찰방식별로, 기술형입찰 물량도 대폭 감소했다. 턴키 집행이 예상되는 사업은 7건, 2조546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20건, 7조4921억원) 대비 66.00% 감소한 수치다. 공단이 올해 목표로 준비 중인 기술형입찰 공사는 4월 공고 예정인 광주송정~순천 철도건설 노반건설공사 4개 공구(합산 추정금액 기준 1조 1270억원)와 7월 공고를 목표로 준비 중인 충북선 고속화 건설사업 제3공구(5016억원), 역시 같은 달 공고 예정인 수서~광주 복선전철 2개공구(9180억원)다.
단, 기술형입찰의 물량 감소분은 1000억원 이상 대형 종합심사낙찰제가 메워줄 전망이다. 실제 3건, 4800억원 규모 집행에 그친 지난해와 달리, 철도공단은 올해 27건, 5조5286억원 규모의 종심제 집행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대비 11.5배 급증한 수치다. 특히 춘천~속초 철도건설 공사와 강릉~제진 철도건설 공사 등 강원권 메가 프로젝트들은 앞서 진행된 이 사업 기술형입찰 공구들의 실시설계 완료 시기에 맞춰, 올해 상반기 발주될 예정이다. 우선 춘천~속초 철도건설 노반공사 6개 공구, 1조6998억원에 달하는 물량은 4월 발주될 계획이다. 이후 바통은 강릉~제진 철도건설 노반공사가 이어받는다. 이 사업 4개 공구, 7683억원 규모 입찰은 6월 진행될 예정이다.
관건은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 절차를 거치는 ‘인덕원 동탄 노반신설공사 10개 공구’의 발주 여부다. 일단 공단은 12월로 이 사업 발주 목표시기를 설정해 놓았는데, 이는 재검토 절차가 예상대로 8월 결론이 지어져야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철도공단 건설공사의 또 다른 복병은 ‘공사비 현실화’다. 공단 발주계획을 접한 공공건설업계에선 기술형입찰 물량으로 설정해 놓은 공사들의 공사비 부족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건설사 공공철도담당자는 “발주계획을 파악해 사업성 검토에 이미 착수했다”며 “검토 결과, 사업성이 너무나 부족한 것으로 확인했다. 예타 통과 후 기본계획 고시 전까지 수년간 변동된 물가는 보전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일례로 광주 송정~순천 철도건설공사는 지난 2019년 예비타당성 재조사를 통과한 사업이다. 이는 4년 전 물가를 기준으로 공사비를 산정했다는 얘기다.
단, 공단이 계약제도 혁신 TF를 통해 지난해 발주기관 중에선 유일하게 총사업비 자율조정이란 합리적 의사결정을 통해 공사비를 현실화해준 사례를 고려하면, 올해 발주 예정인 턴키 사업들도 공사비 현실화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철도공단은 선도적인 총사업비 자율조정을 통해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B 재정구간 4개 공구 2072억원, 남부내륙철도공단 2개 공구 1100억원 등 총 3172억원 규모의 물가상승분을 반영했다.
임성엽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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