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관리, 현장 안전관리, 포트폴리오 재정비 등
수주목표 달성 넘어서 기업 존폐여부에도 영향 미쳐

 

한국건설산업연구원, 2023년 3대 건설 경영이슈 선정

 

[대한경제=정석한 기자] # 2022년 시공능력평가액 순위 10위권 내 A 건설사는 내년 디벨로퍼, 도시정비 등을 중심으로 총 6조원의 수주물량 확보를 계획했다. 이는 올해 수준과 같다. 아울러 향후 건설현장 수 증가에 따라 안전사고가 발생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현장관리에 각별히 신경쓰기로 했다.

# 올해 시평액 순위 60위권 내 B 건설사는 CEO 지시로 내년 소규모 도시정비를 제외한 주택사업은 모두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해외에서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지원의 ODA(공적개발원조) 프로젝트에만 참여하는 등 안정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자금조달 및 유동성 관리, 건설현장 안전관리, 그리고 사업 포트폴리오 재정비를 2023년 건설산업의 3대 경영이슈로 선정했다. 

3고(고물가ㆍ고금리ㆍ고환율) 시대와 경기침체 위기를 마주한 가운데, 3대 경영이슈 대응에 따라 건설사들의 수주목표 달성은 물론 존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28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에 따르면 내년에는 어느 해보다 건설사들의 ‘자금조달 및 유동성 관리’가 중요해질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에는 SOC(사회기반시설) 투자 감소에 따른 수주물량 감소,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미분양 증가 등 건설사들의 수익성 저하가 배경이 되고 있다.

반면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위축으로 자금조달 어려움은 커지고 있으며, 자재가격ㆍ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건설사들이 지급해야 하는 비용은 증가하고 있다.

때문에 유동성 확보여부가 내년 최우선 과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들도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이 아닌 안정성 확보에 집중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올 1월부터 시작된 주택재해처벌법에 맞춰 ‘건설현장 안전관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건설업의 경우 산업 특성상 제조업과 함께 중대재해 발생 가능성이 높고, 안전 취약계층(고령자ㆍ외국인)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정부는 올 11월 내놓은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을 통해 2026년까지 사고사망 만인율을 OECD 평균으로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만큼 안전관리에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어야 하는 시점이다.

‘사업 포트폴리오 재정비’도 요구된다. 올 상반기까지 최근 몇년간 부동산 경기가 호황을 누리면서 많은 건설사들이 주택사업에 초점을 맞춴 경영활동을 해왔다. 건설사 인력도 주택사업에 집중됐다.

올 하반기부터 부동산 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으면서 내년에는 토목ㆍ플랜트 혹은 해외로 다양화한 포트폴리오를 짤 것이라는 분석이다. 인력도 여기에 맞춰서 개편될 전망이다.

이지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내년엔 공공ㆍ민간부문 건설투자가 줄어드는 데다, 건설산업 환경도 급변하는 등 어느 해보다 어려운 해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이슈 대응이 건설사들의 경영성패를 판가름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석한기자 job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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