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100억원 미만 공공공사에 대해 표준시장단가 확대 적용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건설업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시공 품질과 안전 확보를 위한 적정공사비 보장은커녕 가뜩이나 박한 공사비를 오히려 추가로 삭감하면서 지역건설업체들이 고사 위기로 내몰리고, 취약계층의 일자리 감소, 연관산업 동반 부진으로 이어져 지역경제 침체가 극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경기도회(회장 하용환)는 9일 “100억원 미만 공공공사에 대한 표준시장단가 적용은 현행 입·낙찰제도와 원가산정 체계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한 것”이라며 경기도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표준시장단가는 100억원 이상 대형공사의 실제 시공가격을 조사해 산정하는 것으로, 대형공사의 경우 규모의 경제로 인해 소규모 공사 대비 단가가 낮아지기 때문에 가능한 방식이다.

이마저도 300억원 이상 종합심사·종합평가낙찰제 대상공사의 예정가격 산정 때 표준시장단가 공종·금액을 공개하고, 이들 공종에 대해선 99.7% 미만의 투찰을 금지하고 있다.

반면 표준시장단가 대신 표준품셈을 적용하는 100억원 미만 공사는 설계를 기준으로 원가분석을 통해 소요되는 자재·인력·장비 등의 양으로 원가를 산정하면서 85% 수준의 낙찰률을 보장하고 있다.

지방계약법 예규에서도 소규모 공사에 대한 최소한의 공사비 보장을 위해 100억원 미만 공사의 경우 표준시장단가 적용을 제한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경기도를 제외한 모든 광역지자체도 표준시장단가 확대 적용을 반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00억원 미만 공사에 대한 경기도의 표준시장단가 확대 적용은 지역건설업계를 벼랑 끝으로 내몰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렇지 않아도 지역건설업체의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소규모 공사에 표준시장단가를 적용하게 되면 중소 규모의 지역건설업체는 고사할 수밖에 없고, 고용 감소, 연관산업 부진 등 연쇄적인 부작용은 불보듯 뻔하다.

하용환 건협 경기도회장은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지역건설업계의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조례 상정을 보류하고 있는 상태”라며 “지역 중소건설업체가 지역경제의 한축을 담당할 수 있도록 경기도의 표준시장단가 적용 확대 추진은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경남기자 k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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