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 20년 초과 아파트값 1.27% 올라

올해 들어 재건축 단지를 포함한 서울의 낡은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올랐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를 피하고자 사업을 서두르는 단지가 늘어난 데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후보들이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내세워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12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에서 준공 20년 초과 아파트값이 올해 1월부터 지난주까지 누적 기준 1.2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준공 5년 이하인 신축 아파트값이 0.70% 오른 것과 비교하면 1.8배 높다.

가장 상승률이 높은 곳은 강남3구가 있는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이 1.60%를 기록했다. 이어 △동북권 1.19% △서남권 1.17% △서북권 0.95% △도심권 0.91%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이미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부터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조합 설립이 이어졌다. 투기과열지구의 재건축 아파트를 조합설립 인가 이후에 매입하면 입주권을 주지 않기로 한 법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에 조합을 설립해야 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까지 주간 누적 기준 1.05% 올랐다. 구별로는 송파구가 1.64%로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강남구 1.33% △마포구 1.32% △서초구 1.30% △양천구 1.29% △노원구 1.25% 등의 순으로 올랐다.

대표 재건축 아파트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82.51㎡는 지난달 5일 26억8100만원(8층)에 신고가로 거래됐다. 이는 지난 1월 23억원(3층)보다 4억원가량 오른 것이다.

조합설립 인가를 앞둔 압구정3구역 현대2차 전용면적 198.41㎡는 지난달 5일 63억원(7층)에 최고가에 거래됐다. 이 단지는 작년 11월 52억원(14층)에 매매됐다.

비강남권에서도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한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6단지 95.03㎡는 올해 2월 21억8000만원(12층)에 매매됐으며, 노원구 월계동 현대아파트 59.95㎡는 이달 2일 7억4700만원(6층)이라는 신고가에 거래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난해 신축 아파트값이 많이 올라 구축 아파트값이 키 맞추기 한 측면이 있고, 재건축 단지 사업 추진 기대감도 커졌다”며 “시장 과열에 대한 대비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진주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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