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정비ㆍ입찰심의 줄줄이 연기…公共ㆍ민간공사 차질 현실화

수도권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이 점차 커지면서 건설업계의 피해도 서서히 현실화하고 있다. 정부가 수도권에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발령한 가운데 도시정비사업은 각종 총회가 줄줄이 연기되고 있고, 공공공사 기술형입찰 심의도 일정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에 몰리고 있다.

재확산이 더욱 심각한 단계로 접어들어 장기화할 경우 주택공급 및 국책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재건축ㆍ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은 사실상 일정이 모두 중단됐다. 조합설립ㆍ사업시행ㆍ시공사 선정ㆍ관리처분 등을 위해선 총회를 열어야 하는데, 총회가 기약없이 연기된 까닭이다.

정부는 지난 19일 0시를 기준으로 서울과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내렸다. 이 경우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의 집합ㆍ모임ㆍ행사는 금지된다.

특히, 재개발 사업이 활발한 사랑제일교회 인근 장위뉴타운은 직격탄을 맞았다. 조합 집행부가 확진 판정을 받아 자가격리에 들어간 곳도 있다. 정부의 정책에 부응해 공공재개발에 참여하려는 조합들도 일정이 거의 올스톱된 모습이다.

신반포15차 재건축ㆍ서초 진흥 재건축ㆍ흑석11구역 재개발 등의 조합도 총회를 연기했거나 일정 조절에 나설 예정이다.

지방 사업지도 영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산의 경우 문현1구역 재개발ㆍ수안1구역 재건축ㆍ범천1-1구역 재개발 등의 총회가 기약없이 연기됐다. 부산시는 자체적으로 지난 21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언제까지 시행될지 장담할 순 없지만, 전국적으로 확산될 경우 사업 추진뿐 아니라 주택공급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공건설시장에도 적지 않은 피해가 예상된다. 각 발주기관은 기술형입찰 설계심의 개최 여부를 심각하게 고려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일정을 단축해 시행하는 방법을 검토하는 곳도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재확산이 없는 상황을 전제로 한 것이다. 사태가 심각해지면 설계심의도 무기한 미뤄질 수밖에 없다.

당장 오는 31일 설계심의가 예정된 경남개발공사는 일단 일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사태의 심각성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처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문제는 다음달부터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등 기술형입찰 심의가 줄줄이 예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이라면서도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설계심의가 무기한 연기되면 사업 착공에도 영향을 미쳐 시설물을 제때 공급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회훈기자 ho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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