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건설사, 물량내역서 배포와 함께…“컨소시엄 구성 무산되기도” #1. 충남의 3등급사인 S건설은 얼마전 내역입찰 대상공사로 집행된 국토해양인재개발원 청사이전 신축공사의 설계내역서를 기초로 예상되는 실적을 갖춘 지역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을 준비해왔다. 그러나 입찰마감일로부터 나흘전 공개된 기초금액이 예상보다 높게 나와 지역업체 실적이 부족해 컨소시엄을 다시 구성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2. 서울의 2등급사인 I건설은 지난해부터 자체적으로 견적 인력을 채용해 내역입찰 대상공사 입찰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 집행된 성동문화예술회관 신축공사 입찰에서 기초금액이 투찰일로부터 5일 앞두고 나와 입찰내역서 작성에 시간이 부족해 진땀을 빼고 있다. 공사비 100억원 이상 내역입찰 대상공사에서 물량내역서와 기초금액 공개를 앞당겨 달라는 목소리가 높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중소업체들이 내역입찰 대상공사에서 입찰내역서 작업 시간이 촉박해 내역 작성과 입찰 참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조달청이 내역입찰 대상공사를 집행하면서 현장설명이 없는 공사는 공종별 목적물 물량을 담은 물량내역서와 기초금액을 입찰마감을 약 4~5일 앞두고 공개한 데 따른 것으로 정부의 재정 조기집행이 시작된 지난해부터 일부 공사에서 발생하고 있다. 정부가 경기 회복을 위해 재정 조기집행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공사계약에 소요되는 행정일수가 기존 90일에서 45일로 크게 줄어 입찰마감일로부터 물량내역서 배포와 기초금액 공개기간도 기존 7일에서 줄어든 것이다. 이로 인해 2, 3등급 중소업체들은 입찰내역 작성기간이 촉박해 내역서 단가 검토 및 특수 공종 등에 대한 견적처리와 검토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3등급사인 S건설 관계자는 “국내외 현장들이 많아 전문 견적인력을 운영하는 대기업들은 물량내역서와 기초금액이 늦게 공개되도 내역작업에 어려움이 없다”며 “하지만 중소건설사들은 내역작업을 용역업체에 의뢰하지 않으면 1주일에 몇건씩 되는 내역작업을 현장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회사 인력으로 소화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2등급사인 I건설 관계자도 “기초금액이 입찰공고 당시 수요기관에서 확인한 설계내역서를 토대로 예상한 것보다 높게 나와 실적 부족으로 컨소시엄 구성이 무산된 적이 있다”며 “이렇다 보니 자체적으로 견적할 인력도 없어 설계사에 내역작업을 의뢰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3등급 K건설은 “충분한 단가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입찰에 참여해 낙찰받아도 단가 오류가 발생할 소지가 크기 때문에 시공과 설계변경 과정에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입찰마감일로부터 20일 전에 공개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조달청 관계자는 “중소건설사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체적으로 견적하는 업체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수요기관들이 대부분 긴급으로 계약요청하고 내부 원가검토 인력 부족으로 충분한 견적 기간을 부여하기 곤란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자체적으로 견적을 내려는 업체들은 입찰공고 후 수요기관의 설계내역서를 기초로 작업하고 조달청의 공내역서와 기초금액이 나오면 보완하는 방식으로 대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