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당초 2028년서 4년 단축

내달 발표 종합대책 중점 과제로

재원 마련 민자유치 필요 지적도


‘붉은 수돗물’ 사태로 홍역을 치른 정부가 내년부터 전국 노후 수도관 개량사업을 매년 계획 대비 2배 가까이 늘리기로 했다. 당초 오는 2028년을 목표로 추진했던 2만여㎞ 지방상수도 현대화 사업을 2024년까지 4년 앞당겨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18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환경부는 다음달 중 안전한 수돗물 공급 및 사고예방 등을 위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수돗물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최근 지자체 및 시민단체, 관련 업계, 학계 등 각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포럼을 구성해 제도 개선을 포함한 다양한 수돗물 안전 제고방안을 마련 중이다.

이번 종합대책에는 관망 관리 강화를 비롯해 △사고 예방ㆍ대응체계 구축 △수도시설 운영관리 전문성 제고 △국민소통 등 크게 4개 전략과 각각의 중점 추진과제가 담길 전망이다.

특히 환경부는 적수 등 수질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된 노후 수도관 개량사업을 대폭 늘려 신속히 추진하는 방안을 제시할 방침이다.

환경부는 앞서 지난 2017년부터 건설 후 30년이 지난 전국 노후 지방상수도 2만8000여km에 대한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28년까지 연 평균 2000∼2500㎞ 규모씩 개량해 나가기로 했다.

그러나 수도관 노후화로 인한 수질 사고가 잇따르고 국민적 불신이 커지면서 현대화 완료 목표를 오는 2024년으로 4년 앞당기기로 했다. 올해부터 2022년까지 정밀조사를 진행하고 동시에 기 추진사업을 제외한 최소 2만여km 이상의 노후 수도관을 대상으로 연 평균 4000∼4500㎞의 개량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재정투자를 대폭 늘리기로 하고, 당장 내년 노후 수도관 정비사업 예산(정부안)을 올해(2359억원) 대비 두 배에 가까운 4680억원으로 증액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최근 일련의 사고 대응과 별개로, 종합대책을 통해 제도 개선과 국고 지원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며 “특히 사고와 민원의 근본적인 문제는 노후 수도관에 있다고 보고, 적극적인 재정투자를 위한 예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의지와 달리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로서는 적극적으로 개량사업에 나서기 쉽지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지방상수도는 지자체의 고유사업으로, 국고지원을 받더라도 이에 준하는 지자체 투자가 필요한데 재원을 확보하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 2017년부터 지방상수도 현대화 사업을 추진했지만, 그간 국고지원을 받아 대규모 사업을 추진한 지자체는 사실상 많지 않다”면서 “현실적인 지방 재정 여건과 갈수록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노후화를 고려하면, 민간투자를 통한 정비사업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봉승권기자 sk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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